日 도요타, 스즈키와 MOU 체결해 ‘1800만대 연합’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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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자동차가 6일 일본 내 업계 4위인 스즈키 자동차와 포괄적 업무제휴 각서(MOU)를 체결하고 ‘1800만대 연합’ 만들기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2014년 연간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으며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 등 신기술 실용화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기업 등 타 업종의 참여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진영 만들기’를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서 생존을 모색 중이다.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이날 MOU를 체결하면서 “스즈키라는 도전정신 넘치는 회사와 함께 일할 기회를 얻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스즈키 회장도 “선진 기술개발에서 스즈키의 경영자원으로는 부족함으로 느꼈다. 도요타가 열린 세계를 만드는 가운데 스즈키도 그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양사는 지난해 가을부터 협력을 위한 논의를 해왔으나 교섭에 시간이 걸렸다. 도요타가 일본 내 경차 판매 1위인 다이하쓰공업을 완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경차 2위인 스즈키와의 자본제휴는 독점 금지법에 저촉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양사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환경, 안전기술, IT, 상품보완 등 4항목에서의 제휴를 선행하기로 했다.

신문은 이번에 스즈키(연간 290만 대)와의 제휴로 도요타는 연간 판매량 1800만 대에 달하는 연합체제를 완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에 해당한다.

도요타는 앞서 2000년대 중반 경영위기에 빠진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보유주식을 받는 형태로 후지중공업이나 이스즈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하며 이들 기업과 자본제휴를 맺었다. 2011년 이후 독일 BMW나 마쓰다와도 협력관계를 맺었다.

도요타가 이처럼 움직이는 데는 인터넷에 상시 접속하는 커넥티드 카 보급, 우버 등의 차량공유 확산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주는 위기감이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 사장은 지난해 11월 사내 모임에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해 기술은 물론이고 업무에 공감하는 동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도요타가 ‘1800만대 연합’을 만들면 지금까지 유럽세가 주도했던 자동차 전자제어 규격 등의 기술표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IT기업이 무인운전에 주력하지만 도요타는 운전자를 지원하고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차 본연의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되 환경 IT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도요타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10~12월 순이익이 4865억3000만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고 밝혔다. 판매 실적은 호조였지만 엔화 강세가 순익을 축소시켰다. 오는 3월 끝나는 2016 회계연도의 순이익도 1조7000억 엔으로 2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우선’ 정책을 내세우며 도요타를 적시해 압박하는 상황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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