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겸 대표이사(42)가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34)도 전무B에서 전무A로 한 계단 승진했다. 3세 경영 참여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6일 한진그룹은 조 사장을 포함한 임원 53명의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인사에서 강영식 한국공항 부사장은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원종승 정석기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사장은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해 2008년 대한항공 상무B, 2010년 전무, 2013년 부사장, 지난해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한진칼, 대한항공, 한국공항, 진에어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사장은 핵심 분야인 자재, 경영기획, 화물사업, 여객사업 업무를 두루 거쳤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로 조 사장은 한진그룹 경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조현민 전무도 그룹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대한항공은 조 사장이 이미 그룹 내에서 충분히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한진그룹이 낸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난해 1∼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0% 이상 오른 9425억 원이었다. 진에어도 조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재계에서는 조 사장이 올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섰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모든 항공사가 실적 고공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2015년에 터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로 여행을 미뤘던 사람들이 지난해 대거 공항에 몰렸던 것이다.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도 조 사장과 조 전무 앞에 주어진 과제다. 한진그룹은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43)을 비롯한 3세 경영자들이 잇단 사건과 사고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3세로의 세대교체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12월 30일 조석래 회장이 물러나고 장남 조현준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박카스 신화’를 쓰며 35년간 그룹을 이끈 강신호 회장이 2일 경영에서 물러나고 강정석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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