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7% 보통예금… 정기예금 안부럽네

  • 동아일보

은행권, 단기자금 유치상품 속속

 
신한은행의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은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계좌로 수령하고 공과금 등을 해당 계좌에서 결제(10만 원 이상)하면 연 1.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의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은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계좌로 수령하고 공과금 등을 해당 계좌에서 결제(10만 원 이상)하면 연 1.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제공
공직을 은퇴한 박모 씨(65)는 매달 300만 원가량의 연금을 받아 생활한다. 한 시중 은행의 입출금 계좌로 이 돈을 받아 카드 대금과 공과금을 결제하고 있다. 은행에 갔다가 통장 이자가 0.2% 남짓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박 씨는 “주거래 통장 하나 두고 쓰는데 ‘쥐꼬리 이자’를 받으니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박 씨와 같은 연금생활자는 신한은행의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이 계좌로 수령하면 연 1.0% 우대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공과금 등을 해당 계좌에서 결제(10만 원 이상)하면 0.5% 금리를 더 얹어준다. 연 1.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 수수료나 창구송금수수료, 신한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타행이체수수료도 면제(월 10회)해준다.

  
‘깡통 통장’으로 무시받던 수시 입출금식 예금 통장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통상 수시 입출금식 예금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금리가 연 0.1∼0.2%로 낮다.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두둑한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단기 자금을 수시 입출금식 예금에 넣고 굴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은행들도 수시 입출금식 예금을 정기예금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단골 고객 잡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연령별로 맞춤형 수시 입출금 상품을 선보였다. 박 씨가 새로 갈아탈 신한은행의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은 50대 이상을 주요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20대 맞춤형 상품인 ‘주거래 S20통장’도 평균 잔액 한도(최대 300만 원) 내에서 연 1.5%의 이자를 준다.

 
지난해 5월 SC제일은행이 선보인 ‘마이플러스 통장’은 1년 6개월 만에 예치 금액이 3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수시 입출금식 통장 중 가장 높은 금리(세전 연 1.3%)를 준다. 예치 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이면 연 1.3%, 300만∼1000만 원일 때는 연 0.9% 이자를 준다. 조건은 전월과 비교해 잔액이 줄지만 않으면 된다.

 KB국민은행(START통장)과 KEB하나은행(힘내라 직장인 우대통장)도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 입출금식 예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기간과 금액의 제약 없이 연 1.7%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OK직장인통장)을 선보였다.

 은행들이 다양한 수시 입출금식 예금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최근 단기자금 관리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0월 말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201조7687억 원)을 돌파했다. 전달보다 6조6700억 원(3.4%) 증가했다. 경기 불황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나 기업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로 돈을 굴리며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개인금융팀 팀장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로 굴릴 수 있지만 예금자 보호와 원금 보장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예금#자금#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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