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원 美고등훈련기 수주전 막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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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따내면 수십년치 일감 확보… KAI,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
내년 말 최종사업자 선정 예정

KAI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KAI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참가하는 미국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사업의 막이 오른다. 사업 규모가 최대 1000대, 38조 원에 이르러 수주에 성공하면 국내 방산·항공업계가 앞으로 수십 년간 먹을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내년 한국 정치 일정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KAI에 따르면 미 공군은 30일(현지 시간) 또는 31일, APT의 제안요청서(RFP)를 관련 업체들에 발행할 예정이다. APT 수주전이 본격 시작되는 것으로, RFP에는 차기 고등훈련기가 갖춰야 할 요구사항이 담기게 된다. 이 요구사항을 얼마나 잘 충족하면서 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는지가 이번 수주전의 관건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을 3파전 양상으로 보고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과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 미국 노스럽그루먼-영국 BAE 컨소시엄이 유력하다. 참여하는 업체들이 모두 세계적으로 쟁쟁한 방산·항공업체여서 이들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짝을 이룬 KAI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A’로 수주전에 뛰어든다. T-50A는 올해 6월 초 경쟁 기종 중 처음으로 초도비행에 성공하는 등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T-50계열의 항공기가 5000회 무사고 비행을 달성했고 한국 공군이 지난 10년간 운용해 온 데다 이미 100대가 넘는 기체가 제작돼 성능이 검증됐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만 이런 대형 방산사업은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국내 정국이 어수선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내년 6∼9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예상되는데, 이때 한국은 대선이 한창이거나 대선 직후가 돼 시기적으로 미국 정부와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런 분위기에도 하성용 KAI 사장과 임원들은 수주 실패 시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사표까지 미리 쓰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 공군은 내년 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맺고 2032년까지 도입을 마칠 계획이다. 1차분은 350대지만, 가상 적기용이나 미 해군 등 추가 수요를 고려하면 1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선정된 업체는 향후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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