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이란서 2조대 수주 대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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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공사 따내… 국내업체 이란 수주로는 역대 최대
해외건설, 저유가 악재 딛고 내실… 업계 “내년 전망 밝아 기대감”

 올 들어 해외 수주가 반토막 나는 등 악재에 시달리던 해외건설 업계에 모처럼 낭보가 전해졌다.

 대림산업은 2조3036억 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초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린 후 외국 업체가 이란 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 규모는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것 중 가장 크다.

○ 연말 대규모 사업 수주 소식에 업계 반색

 대림이 수주한 사업은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가 발주한 것이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00여 km 떨어진 이스파한 지역의 정유공장에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다. 대림산업은 설계와 기자재 구매, 시공, 금융 조달 등 사업 전반에 걸친 모든 업무를 단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본계약은 내년 1월 체결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착공 후 48개월이다.

 임희석 대림산업 홍보팀장은 “1975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이란 시장에 진출한 후 경제제재 때에도 지사 인력을 철수하지 않고 ‘의리’를 지켰다”며 “한국 기업 중 이란 내 수주 실적이 가장 많다 보니 현지 업체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량이 각각 세계 2위와 4위에 달하는 자원 부국으로 앞으로도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림산업은 올해 5월 이란을 남북으로 잇는 53억 달러 규모의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건설 사업에 대해서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국내 건설업계는 세밑에 들려온 대규모 해외건설 수주 소식을 반기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0년 715억7881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81억9231만 달러로 2006년(164억6816만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461억4435만 달러)의 61%, 2014년 수주액(660억993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 저유가로 10년 후퇴한 해외건설 시장

 건설업계는 국제유가 상승 등의 분위기를 타고 해외건설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대림산업의 대규모 수주는 내년 해외건설 시장의 반등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해당 건설사뿐 아니라 다른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진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사업 수주 전망을 밝히는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GS건설은 15일 아프리카 남부 국가 보츠와나에서 5억6511만 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이날 5억 달러 규모의 이란 시르잔 복합화력발전소 개발 사업을 위해 현지 업체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함께 내년 원유생산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유가 상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다각화 전략도 장기적으로는 해외시장 진출에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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