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허리’ 40대 가구, 사상 첫 소득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7일 13시 06분


코멘트
국가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40대 가장이 이끄는 가구의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경제 전체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통계청의 '3분기(7~9월)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49세인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05만21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 감소했다.

40대 가구주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하며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소득 증가율이 1.6%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0.2%로 하락했고 3분기에는 뒷걸음질쳤다.

40대 가구주 가구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자영업 등 사업을 통해 거둔 사업소득이 1년 전보다 6만2000원(5.9%) 줄어든 월 97만8000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자 등으로 벌어들인 재산소득 역시 저금리 여파로 월 5759원에 불과했다. 전체 소득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근로소득은 2.9% 늘어났다. 하지만 이 역시 5~10% 안팎의 증가율을 나타냈던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40대는 사회생활 기간이 짧은 20~30대나 퇴직 등으로 일자리 안정성이 떨어지는 50~60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된 계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2009년에도 40대 가구는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소득이 증가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들의 소득이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국가 경제의 위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40대 가구주 가구는 소득 소비 모두 가장 활발한 국가 경제의 허리 계층이다. 게다가 이들은 미성년 자녀들을 양육하거나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세대의 삶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40대의 소득 감소가 전체 가처분 소득을 크게 줄여 가계지출을 제약할 수 있고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