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연·가온 ‘3스타’…한식의 위대함 알리다

‘이들이 24명의 미슐랭 스타 셰프들.’‘미슐랭 가이드 2017 서울판’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린 24명의 셰프들이 시상식 뒤 마이크 엘리스 미슐랭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와 함께 무대에 섰다. 이번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는 1스타 19곳, 2스타 3곳, 3스타 2곳이 각각 선정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미슐랭 가이드 서울 2017’ 발표

총 24곳 미슐랭스타…11곳이 한식
1스타 정식당, 뉴욕 정식 이어 쾌거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의 뚝심이 마침내 미슐랭 3스타를 획득했다.

7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서울 다이너스티홀에서 발표한 ‘미슐랭 가이드 서울 2017’에서 한국의 첫 3스타 레스토랑으로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과 서울 도산대로의 한식당‘가온’이 선정됐다. 2스타는 한식의 ‘곳간’과 ‘권숙수’, 프렌치요리의‘피에르 가니에르 서울’등 3곳이 받았다. 1스타는 ‘다이닝 인 스페이스’, ‘라미티에’, ‘리스토란테 에오’, ‘발우공양’, ‘밍글스’, ‘보름쇠’, ‘보트르 메종’, ‘비채나’, ‘스와니예’, ‘알라 프리마’, ‘유 유안’, ‘이십사절기’, ‘정식당’, ‘제로 컴플렉스’, ‘진진’, ‘코지마’, ‘큰기와집’, ‘품’, ‘하모’ 등 19개 레스토랑이 선정돼, 총 24개 레스토랑이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이번 서울의 미슐랭 레스토랑은 한식, 일식, 중식, 프렌치, 이탈리안 등 고른 장르에서 선정이 됐다. 24개 레스토랑 중 한식은 11곳이었다.

특히 28개국, 2만여 개 레스토랑 중 2016년 기준 111개에 불과한 3스타에 한식에서만 두 곳을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비빔밥이나 불고기 등 한정된 메뉴를 탈피, 게장이나 사찰음식 등 한식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도 이채로웠다. 또한 정식당, 밍글스, 이십사절기 등 최근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젊은 오너 셰프들의 레스토랑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반면, 서울시내 호텔 중에서는 신라호텔(3스타, 라연), 롯데호텔서울(2스타,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포시즌스호텔서울(1스타, 유 유안) 등 3개 호텔만이 스타를 받아 대조를 이루었다.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는 2스타를 받은 뉴욕의 정식(JUNSIK)에 이어 이번에 1스타를 받아 서울과 뉴욕에서 모두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국인 셰프가 됐다.

한국의 첫 3스타 레스토랑이 된 라연은 국내 한식 레스토랑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꼽혀왔다. 매출과 마케팅 측면에서 특급호텔의 한식 레스토랑이 큰 인기가 없는 상황에서 신라호텔은 2013년 ‘라연’을 오픈한 이후 이부진 사장이 투자를 아끼지 않아 주목을 받아왔다.

함께 3스타 레스토랑에 등극한 ‘가온’역시 도자기 전문업체 광주요 그룹이 한식문화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문을 연 뒤 한식 파인다이닝 분야에서 명성을 떨쳐 왔다.

가온의 김경진 셰프는 “13년간 한식을 요리했는데, 미슐랭이란 세계적인 평가기준에 맞춰 한식이 인정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연의 김성일 셰프는 “최고의 레스토랑은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가 모인 오케스트라와 같은데, 조리 팀부터, 구매, 식음, 기획, 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열정과 땀이 있어 오늘의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판 발간으로 한국은 미슐랭 가이드 정규 에디션이 나온 28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도쿄, 교토&오사카) 중국(상하이, 홍콩&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국가로는 네 번째, 도시로는 여섯번째다. 2016년 기준 전 세계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은 2700개. 이중 1스타가 2173개, 2스타 416개, 3스타는 111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