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베트남펀드… 올 수익률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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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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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시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구의 평균 연령이 29세인 베트남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이 큰 신흥국 시장의 한계를 고려해 
중장기 관점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DB
베트남 하노이 시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구의 평균 연령이 29세인 베트남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이 큰 신흥국 시장의 한계를 고려해 중장기 관점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DB
최근 베트남펀드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들어 스무 개가 넘는 베트남펀드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까지 나온 베트남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도 13%대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000년대 중반에 이어 두 번째 ‘베트남펀드 특수’에 대한 기대감과 베트남 경제와 증시의 취약성으로 급락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베트남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수익률 올라가자 시중자금 몰려

24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일 현재 올해 새로 나온 베트남펀드는 23개다. 지난해 말 현재 운용 중인 베트남펀드가 34개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까지 설정된 베트남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3.74%에 이른다.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펀드는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 증권 투자신탁 2’로 올해 들어 27.75%의 수익을 냈다. 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들이 평균 ―1%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적표다.

자산운용사들이 베트남펀드 상품을 쏟아내고 두 자릿수 수익률까지 내자 시중 자금도 몰리고 있다. 베트남펀드 설정액은 23일까지 최근 석 달간 794억1100만 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펀드에서 총 1107억 원이 빠져나갔다.

베트남펀드가 주목을 받는 건 베트남 증시의 호조 때문이다. 2006∼2007년 1,000 선을 넘었던 베트남 VN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00 선까지 주저앉는 시련을 겪었다. 최근에는 650 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베트남은 경제위기 이후 연평균 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다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투자 한도를 100%로 확대하고 국영기업 기업공개(IPO)를 늘리는 등의 경제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다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이지만 시장의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변동성이 큰 신흥국 시장의 한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릴 경우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뿐 아니라 신흥국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리스크”라며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출렁거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둔화되고 있는 베트남 경제도 약점이다. 베트남의 상반기(1∼6월) 경제성장률은 5.5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률이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자연재해로 주력 산업인 농축수산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2분기 기업의 순이익도 5% 감소했다. 최근 베트남 건설은행 등 주요 은행의 고위 인사들이 비리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며 은행권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베트남 증시에서 은행주의 비중은 40%가 넘는다.

이런 점을 의식해 최근에는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 투자하는 베트남펀드들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다음 달 내놓을 베트남펀드는 10년 만기 폐쇄형 펀드(투자자가 환매 청구를 할 수 없음)로 설계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시장은 최소 2, 3년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펀드 등의 간접투자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펀드 운용 실적 등을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베트남펀드#수익률#제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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