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로드테스트] ‘묵직한 이태리 男’과 ‘유니크한 이태리 女’의 만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5일 05시 45분


이탈리아 감성의 디자인과 묵직한 주행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피아트의 소형 SUV 500x. 앞좌석-뒷자석-트렁크(맨 왼쪽부터). 사진제공|피아트
이탈리아 감성의 디자인과 묵직한 주행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피아트의 소형 SUV 500x. 앞좌석-뒷자석-트렁크(맨 왼쪽부터). 사진제공|피아트
■ 피아트 ‘500x’

리얼로드테스트의 19번째 주인공은 피아트의 소형 SUV ‘500x’다. 국산과 수입차를 막론하고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피아트의 존재 이유는 이탈리아 감성의 디자인과 기대 이상의 묵직한 주행 성능에 있다. 프로 드라이버와 모터스포츠, 자동차 전문기자가 각자의 시각에서 ‘피아트 500x’ 크로스플러스 2.0 모델을 입체 평가했다.

● 장순호 프로레이서

반응속도 아쉽지만 높은토크 덕에 가속력 굿
손에 감기는 스티어링휠 묵직한 회전감 장점

1955cc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 피아트 500x 차량은 정차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가속 페달이 묵직하게 밟히면서 풀타임 4륜 구동의 장점인 강한 구동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치고 나간다.

35.7kg.m의 높은 최대토크와 1560kg의 다소 가벼운 공차 중량 때문에 일반 도로 주행에서의 가속력은 매우 만족스럽다.

중·저속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밟아 풀 가속을 해보면 반응속도는 약간 느리지만 곧바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성능은 인상적이다. 다만 고속주행에서의 가속력은 경쟁 차종과 비교했을 때 뒤쳐지는 건 아니지만 약간 아쉬운 마음은 지울 수 없다.

코너링에서는 스티어링휠이 두툼해 손으로 잡았을 때 밀착감이 좋고, 회전 시 무겁게 돌아가 주행시의 안정감이 높다. 전륜과 후륜 모두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쇽업쇼바의 특성에 따라 다소 민감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피아트 500x는 노면의 영향을 받을 때 좌우로 움직이는 롤링 현상이 조금 늦게 자리 잡는 편이다. 서스펜션의 특성도 있겠지만 대부분 지상고가 높은 차량들이 불안정한 하중이동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지상고를 약간 낮추어 주면 이러한 현상은 줄어들 수 있다.

코너링 밸런스는 코너를 진입할 때 스티어링을 회전하면 반응속도가 약간 느린 편이며, 차량은 언더스티어 성향으로 회전반경을 크게 그리며 돌아 나간다. 풀타임 4륜 구동의 특성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약하게 밟으면 반응 속도는 느린 편이고 앞쪽으로 향하는 하중이동 양이 적을 때는 다소 제동력이 떨어진다. 반대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급제동을 하여 하중이동을 많이 주면 오히려 안정적으로 잘 선다. 일반 도로 주행시 제동을 할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 강하게 밟아 주는 게 좋겠다.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아웃도어 활동에 유용한 실내 수납공간
4륜구동에 익숙하지 않다면 다소 큰 소음

피아트 친퀘첸토(500)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소형차 중 하나다. 피아트의 소형 SUV인 500x는 친퀘첸토의 디자인은 이어가고 실용성은 두 배로 살렸다.

실내 디자인 중 특히 시트가 마음에 든다. 통가죽을 입혀 두툼하고 내구성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가죽 재질 뿐 아니라 시트 자체의 두께도 아주 두툼해 안정감을 준다.

4륜구동 SUV인 만큼 아웃도어 활동에 유용한 실내 수납공간도 잘 마련했다. 조수석 앞 대시보드 부근에 위아래로 열리는 글로브 박스가 장착되어 있고, 그 자리에 있던 에어백은 대시보드 위로 올라갔다.

소음진동은 딱 4륜구동 아웃도어 스타일이다. 시끄럽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프의 DNA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면 참을 만하다. 지프 레니게이드와 같은 플랫폼을 쓴 만큼 튼튼한 하체는 자신있다는 메시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500x 크로스 플로스 모델에는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 힘을 내는 2.0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꽤 괜찮은 힘에다 특히 9단 변속기가 부드러운 변속과 높은 효율성을 발휘한다. 최근 FCA그룹이 주요 차종에 잇달아 채택하고 있는 9단 변속기는 기어비를 잘게 잘라 속도에 빠르게 대응하고 힘과 연비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500x의 9단 변속기는 다소 다르다. 다른 차종보다 시속 약 20km/h 낮은 시속 90km/h 정도면 이미 최고단인 9단까지 쓴다. 실주행에서 많이 쓰는 90∼100km/h 속도면 9단으로 달려 연비 효율성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 저속에서와 완전히 다르게 소음진동이 거의 사라지는 효과도 얻는다. 서울에서 강원도 인제까지의 장거리 시승에서 평균 연비는 15km/l를 기록했다. 복합기준 공인연비 12.2km/l를 가볍게 웃돌았다. 다만 막히는 도심 출퇴근 구간에선 11km/l 내외를 기록했다.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노면 상황에 따라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조용해지고 연비 굿

피아트의 매력은 경쟁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유니크한 디자인에 있다. 500x 역시 예외는 아니지만 경차인 친퀘첸토만큼 사랑스럽지는 않다. 덩치가 커지면서 매력은 다소 감소했지만 실내 공간은 확 늘어났다. 시승 모델인 500x 크로스 플러스의 전장은 4270mm, 전폭 1795mm, 전고 11620mm다. 국산차 티볼리, QM3, 트랙스보다 크고 피아트가 경쟁상대로 삼고 있는 미니 컨트리맨보다도 약간 크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성인 두 명이 타기에 큰 불편은 없다. 뒷좌석 시트는 60대 40으로 분할 폴딩이 가능해 적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는 생각보다 큰 디젤 엔진 소음과 진동에 다소 놀랐다. 미니 컨트리맨도 조용한 디젤차는 아니지만 최근 출시된 다른 디젤 SUV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거슬릴만한 수준이다.

아쉬움은 제법 묵직한 주행 감성에서 상쇄됐다. 외모는 예쁘장하지만 달리기 실력은 상남자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높았고, 중·고속 영역에서의 가속감은 부족함이 없다. 피아트 브랜드 최초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노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때만 작동해 효율성을 높여준다.

500x에는 자동 9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는데, 변속 충격이 전혀 없는 부드러운 기어 변속이 인상적이다. 저단 기어에서는 제법 힘을 쓰게 세팅되어 있지만, 가속 페달을 밟는 느낌이 다소 무거워 차가 굼뜨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더 깊게 밟아야 튀어나간다. 중·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차는 조용해지고 연비도 좋아진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후방 카메라, 열선 가죽 시트 등 편의사양은 제법 갖춰져 있지만 3980만원이라는 가격을 감안하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내장된 네비게이션의 그래픽 시인성이나 길안내 기능은 국산차 정품 네비게이션과 비교해도 아쉬운 편이다.

■ UP&Down

▶UP

1. 유니크한 스타일 하나만으로도 존재 가치 충분
2. 손에 착 감기는 스티어링휠 밀착감 매력적
3. 9단 변속기 적용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변속감 인상적

▶DOWN

1. 디젤차임을 감안해도 너무 큰 소음 진동
2. 초기 출발시 다소 꿈뜬 반응 속도
3. 고속 주행에서의 가속력은 다소 아쉬워

■ 경쟁 모델은?


1.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니 컨트리맨 쿠퍼 SD는 1995cc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최대 출력은 143마력, 최대 토크는 31.1kg.m이다.
가격은 4860∼4950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펀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다면 피아트 500x 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 복합 연비는
13.4km다.


2. 푸조 2008


고 효율적인 소형 SUV를 원한다면 푸조 2008이 눈에 띈다. 1.6 디젤 엔진으로 최대 출력 99마력, 최대 토크는
25.9kg.m이다. 파워 면에서는 다소 약하지만 최대 장점은 연비다. 복합 연비 기준 18.0km/l를 자랑한다. 가격은
2880∼3120만원으로 경쟁력이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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