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도 위스키 시대… 소주가 놀라겠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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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블랙조커’ 20도대 첫 출시… 저도주 인기행진 이어질지 주목

롯데주류 블랙조커
롯데주류 블랙조커
30도대의 위스키가 자리 잡은 지 1년 만에 20도대의 위스키까지 등장하면서 성공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소주와 비슷한 20도대의 위스키가 불황을 맞은 위스키 산업의 돌파구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주류가 알코올 도수를 25도로 낮춘 ‘블랙조커’ 마일드를 선보인 후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저도주가 주류 산업의 트렌드가 됐다는 생각에 위스키에서도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20도대의 위스키 제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부드럽고 순한 술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25도 위스키를 트렌디하다고 인식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당장 관심을 끌 수는 있어도 충분한 수요를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25도 위스키는 소주와도 차별화하기 힘들어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와 비슷한 ‘25도 위스키’를 위스키라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88년 진로가 23도 소주인 ‘참진이슬로’를 내놓기 전까지만 해도 25도 소주가 주류를 이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도대 위스키를 인정하지 않는 ‘유사 위스키’라는 용어가 벌써 업계에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스키 업체들은 20도대 위스키 생산을 놓고 고민 중이다. 디아지오와 골든블루, 페르노리카 등 위스키 업체들은 일단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모양새다. 이미 시장에는 30도대의 위스키가 많이 나와 있다. 2009년 토종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가 36.5도 위스키를 처음 내놓아 성공한 이후 업체들이 앞다퉈 후속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40도 이하의 저도 위스키 생산에 나서는 것을 두고 불황 때문에 위축된 위스키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란 평가가 많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2007년 238만 상자(1상자는 500mL×18병) 정도였던 국내 위스키 시장이 지난해 174만 상자로 줄었다. 반면 40도 이하의 저도 위스키는 전체 위스키 시장의 30%를 넘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드럽고 순한 술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 저도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도, 21도짜리 위스키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위스키#저도주#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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