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 최명일 대표 “여행사는 단골장사… 거품 뺀 실속상품 통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창립 15주년 맞은 ‘노랑풍선’ 최명일 대표

여행사 ‘노랑풍선’의 최명일 대표(사진)는 2001년 미국 뉴욕 9·11테러 당일 아침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해 8월 노랑풍선의 전신인 출발드림투어를 세우고 신문에 첫 광고를 낸 날이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끔찍한 소식과 비행에 대한 공포 탓에 그로부터 몇 주간 한 명도 모객이 이뤄지지 않았다.

9일 서울 중구 수표로 노랑풍선 본사에서 만난 최 대표는 “그땐 ‘이렇게 망하는 구나’ 생각했다”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25명 남짓이던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결의를 다졌다. 그때 나온 타개책이 해외 협력사에 선수금을 현찰로 지불하는 방안이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여행객을 모집해 해외로 보내고 한두 달이 지나 가이드 비용 등을 협력사에 지급하는 것이 여행사들의 관행이었다. 최 대표는 “현금으로 미리 주는 대신 비용을 기존 여행사의 70∼80% 수준으로 줄여 여행상품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품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소문나면서 개업 1년 뒤부터 사업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거품 없는 여행’이란 회사 슬로건이 보여주듯 노랑풍선의 최대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대리점이 여행객을 모집해 수수료를 받고 본사에 연결해주는 다른 대형 여행사들과 달리 노랑풍선은 본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여행상품을 팔기 때문에 중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고객의 높은 만족도도 노랑풍선의 자랑이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 사고가 나면 1분 단위로 경위 보고서를 받아 최대한 고객 입장에서 보상해주려고 노력한다”며 “여행사야 말로 철저한 단골장사”라고 말했다.

고객과 쌓은 신뢰 덕에 노랑풍선은 최근 5년간 평균 25%씩 매출이 늘었다. 송출 인원도 평균 36%씩 증가했다. 서울시청 인근 빌딩 3개 층을 빌려 쓰던 노랑풍선은 이런 실적에 힘입어 지난달 서울 중구의 13층짜리 사옥을 마련했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최 대표는 “여행사에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신(神)”이라며 “고객이 어떻게 변해가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빠르게 따라잡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노랑풍선#최명일#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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