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으로 우울증-스트레스 고통 체육공단 스포츠강좌 지원 덕에 훌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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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0’ 어디까지 왔나/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강좌 이용권(www.svoucher.or.kr) 홈페이지 화면.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강좌 이용권(www.svoucher.or.kr) 홈페이지 화면. 홈페이지 화면 캡처
경남 창원시에 사는 A 군(11)은 어렸을 때 했던 합기도를 다시 배우고 싶었지만 말문을 열 수 없었다. 가정폭력으로 아버지가 구속되면서 자신을 맡아 키운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녹록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A 군의 사연을 알게 된 진해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폭력 피해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강좌 이용권을 떠올렸다. 부모만 이용권을 신청할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폭력 피해 청소년의 경우에는 폭력 피해 전담 경찰관도 부모 대신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경찰관의 도움으로 스포츠강좌 이용권을 얻게 된 A 군은 자신의 바람대로 다시 합기도장에 다니게 됐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생긴 우울증과 스트레스 속에서 고통받던 A 군은 체육활동으로 밝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A 군과 같은 폭력 피해 청소년을 위해 태권도장 등 스포츠강좌 수강료를 월 7만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 가정, 학교, 성폭력의 피해를 입은 청소년은 약 3만 명. 이 중 많은 학생이 체육활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공단이 경찰청과 힘을 합쳐 폭력 피해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강좌 이용권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오던 기존의 지원 제도를 정부 3.0 맞춤형 스포츠 복지 서비스에 입각해 그 범위를 세분화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200여 명의 폭력 피해 청소년들이 이 제도의 지원을 받았다.

공단은 피해 당사자 지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피해 가정 전체의 지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폭력 피해 가족을 위한 2박 3일 가족 치유 캠프가 바로 그러한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진행했던 캠프에는 16가구가 참여해 말 타기, 올레길 걷기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하며 가족 간 단절됐던 대화를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2015년 공공기관 정부 3.0 평가에서 기금관리유형 1위 및 정부 3.0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공단은 올해 스포츠강좌 이용권 예산을 2억 원에서 17억 원으로 대폭 늘리고, 치유캠프 횟수도 연 2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정부 3.0 국민체험마당’에서는 기존의 성과를 소개하는 동시에 운동취약 계층 대상 맞춤형 체력관리서비스인 ‘국민체육 100’ 건강충전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국민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 혁신을 통해 정부 3.0 실현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체육공단#스포츠#가정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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