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임원 수가 최근 1년 새 5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속에서 대기업들이 ‘임시직원’이라고 불리는 임원들부터 구조조정을 한 결과다.
25일 기업경영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30대 그룹(비상장사인 부영 제외) 계열사 임원 수는 총 9632명으로 전년 동기 1만116명보다 484명(4.8%) 감소했다. 임원 수는 각 연도 1분기(1∼3월) 보고서를 기준으로 하되 여러 자리를 겸직하는 임원들은 1명으로 봤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임원 수가 지난해 2502명에서 올해 2128명으로 374명(14.9%)이나 줄어들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임원 자리는 1년 만에 128개나 사라졌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한 두산그룹도 같은 기간 임원이 433명에서 331명으로 102명(23.6%)이나 감소했다. 두 그룹을 포함해 16개 그룹이 줄인 임원 자리는 751개로 집계됐다. 반면 한화(65명) 롯데(47명) SK(42명) 등 13개 그룹은 임원 수를 1년 전보다 267명 늘렸다. 한화와 롯데의 임원 수 증가는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 및 화학계열사들을 인수한 데 따른 결과다.
직급별로는 전무 직급 감소율이 가장 컸다. 직급 구분이 명확한 임원은 지난해 3월 말 7737명에서 올해 7422명로 315명(4.1%) 줄어들었다. 전무급의 전년 대비 감소율은 5.3%, 상무급과 부사장은 각각 4.3%와 2.7%가 감소했다. 반면 사장은 234명에서 242명으로 오히려 8명 늘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영 위기에 빠지면 가장 먼저 임원 수부터 줄일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구조조정 여파가 확산되면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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