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즈키도 車 210만대 연비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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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 인상 추진 논란]
16개 전차종서 최대 5% 오차… 미쓰비시 사태 이어 파문 확산

미쓰비시자동차에 이어 일본 자동차업계 4위인 스즈키자동차도 판매 중인 전 차종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을 잘못된 방법으로 측정했다고 실토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연비 부정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스즈키자동차 회장은 18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국토교통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이후 16개 차종의 연비를 법령이 정한 것과 다른 방법으로 측정했다.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즈키는 미쓰비시와 마찬가지로 자체적으로 측정해 정부에 보고하는 주행저항값(노면 마찰, 바람, 습기 등으로 인한 저항)을 인위적으로 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비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측정된 차량은 210만 대에 이르며 모두 일본 내에서 판매된 차들이다. 회사 측은 해외 판매 차량의 경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법령이 규정한 대로 데이터를 산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스즈키는 보도 자료에서 “시즈오카(靜岡) 현 사가라(相良) 시험 코스가 바다 옆 언덕에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바람과 날씨의 영향으로 편차가 지나치게 커지다 보니 실측치는 참고로 하고 타이어, 브레이크, 변속기 등 각 장치의 저항값과 풍동(風洞) 실험에서 나온 수치를 합쳐 자체적으로 주행저항값을 산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즈키 회장은 “자체 시험 결과 법에 따라 산출한 실측치와 신청한 수치의 차이가 측정오차 내로 미미하다”며 현재 표시한 연비를 수정하지 않고, 문제의 16개 차종도 계속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혼다 오사무(本田治) 부사장도 “정확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얻고 싶었다. 연비를 올리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차종은 오차가 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의 이날 발표는 국토성이 미쓰비시의 연비 조작 사건 이후 모든 자동차회사에 부정 측정 여부를 18일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나왔다.

1920년 설립된 스즈키는 연간 판매 대수가 300만 대인 세계 10위의 자동차회사다. 일본에서는 다이하쓰와 함께 경차 분야 선두 주자로 치열한 연비 경쟁을 벌여 왔다. 지난해 경차 부문 신차 판매 대수는 다이하쓰가 60만8000대로 1위, 스즈키는 55만9000대로 2위였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스즈키#연비조작#미쓰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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