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반등하는데… 산유국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

  • 동아일보

2월 이후 배럴당 40달러선 안착… 사우디-바레인-오만 신용 떨어져
북미 에너지업체 130곳 파산신청

국제유가가 2월 이후 반등하며 배럴당 40달러 선에 안착했지만 위기에 직면한 산유국과 에너지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내렸다. 이로써 사우디는 올해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모두 떨어졌다. 12일에는 피치가 사우디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AA→AA―)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월에 두 단계(A+→A―)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바레인(Ba1→Ba2), 오만(A3→Baa1)의 국가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다른 중동 산유국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꿨다. 저유가와 낮은 경제성장률, 부채비율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샤파넬에너지, 펜버지니아, 린에너지 등 미국 에너지기업 3곳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북미지역 원유 및 가스 관련 기업 130곳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이들의 부채가 44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외에도 브레이트번에너지파트너스 등 최소 4곳 이상의 기업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직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미국을 포함한 OPEC 비회원 국가들을 중심으로 산유량이 감소하면서 원유의 공급 과잉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깊어지는 등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세를 점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레디트 애널리스트인 스펜서 커터는 “배럴당 45달러의 유가로는 아무도 구할 수 없다”며 “수익성 개선(턴어라운드)을 위해선 배럴당 60∼65달러 정도에서 유가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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