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대출 23조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6일 03시 00분


1분기 잔액 660조3216억… 풍선효과로 18년만에 최대 증가

깐깐해진 주택대출 심사 여파에 제2금융권을 찾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올해 1분기(1∼3월)에 가계와 기업이 비(非)은행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18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현재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매입어음 등 여신 잔액이 660조3216억 원으로 지난해 말(636조7843억 원)보다 23조5373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가 폭은 1997년 4분기(24조3826억 원) 이후 18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올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증가액(53조9334억 원)의 43% 이상이 늘었다. 제2금융권 중에서도 상호금융회사 여신이 1분기에 4조5200억 원 이상 늘었고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여신도 각각 2조 원 이상 증가했다.

올 들어 제2금융권 여신이 급증한 것은 경기 불황으로 제2금융권을 찾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들의 생계형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2월부터 수도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대출 고객이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은행보다 높아 서민들의 이자 부담만 키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이달 들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비수도권으로 확대 시행돼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2금융권#대출#주택대출#한국은행#대출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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