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미용실 진출하는 카카오, 기대반 걱정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임우선·산업부
임우선·산업부
최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가 2분기(4∼6월) 중 카카오 드라이버(대리운전)의 승객용 앱을 내놓고 공식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9일 이와 관련해 카카오가 내놓은 보도자료의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서비스 종사자가 첫 번째 고객―카카오 드라이버, 기사 회원과 함께 달린다’가 그 제목입니다.

이날 자료에서 카카오는 자신들이 대리운전 서비스를 준비하며 대리운전 기사들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열거했습니다. △기사용 앱을 통해 기사들의 고충과 의견을 받고 있고 △기사들의 질문에 개별 답변도 해주고 있으며 △민주노총 관련 단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간담회도 계속 열고 있다는 겁니다.

카카오가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이처럼 ‘얼마나 대리운전 기사들을 위하고 있는지’ 강조한 것은 카카오를 둘러싸고 고개를 들고 있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많습니다. 카카오는 최근 주된 수익원이었던 광고와 게임 매출이 급감하면서 O2O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데, O2O가 태생적으로 골목상권과 연계되다 보니 ‘실적’과 ‘이미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카카오는 조만간 대리운전뿐 아니라 미용실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 헤어샵’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O2O 신규 상품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되겠지요. 소상공인업계는 기대만큼이나 걱정이 큽니다. 처음에야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하겠지만 카카오가 업계의 ‘권력’을 쥐게 된 후에도 과연 수익을 포기하겠느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생활에 편의를 더하기 위해’ O2O 서비스를 늘려 나간다고 설명하지만 실적 부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카카오는 O2O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진정한 체력을 키우려면 혁신적인 서비스나 해외 진출 같은 기업의 큰 그림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보기술(IT) 벤처로 출발한 카카오가 대기업 덩치를 갖게 된 상황에서 이에 따른 성장통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임우선·산업부 imsun@donga.com
#미용실#카카오#골목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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