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자회사 매각해 구조조정 실탄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관련 인력도 100명 수준으로 늘려… 정부 TF서 5월 첫째주 재원조달 회의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한 정부와 금융권의 준비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비금융 자회사의 매각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산은이 5% 이상 지분을 출자한 비금융사는 377개로, 이 가운데 부실기업을 대거 매각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최근 산은은 올해 매각을 목표로 하는 비금융 자회사를 36곳에서 46곳으로 늘렸다.

산은은 구조조정 담당 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구조조정부문으로 격상하고 인력도 70명에서 100명 정도로 늘렸다”며 “하지만 앞으로 구조조정이 더 확대되면 인력과 조직을 추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이미 지난해 7월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33명 규모의 ‘기업개선단’을 발족했고 그 밑에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을 전담하는 기업구조혁신실을 설치했다.

구조조정 재원 조달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논의도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기획재정부가 중심이 된 태스크포스(TF)에서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F에는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은,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한다.

정부는 공기업 주식 등 무수익 자산과 현금을 국책은행에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에 들어갈 자금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 일자리 정책 소요 자금과 묶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상황이라 추경 편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건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도 “필요한 상황이 오면 언제든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산은 채권 등을 매입하는 ‘한국판 양적완화’는 TF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 대상인 대형 조선·해운사의 시가총액이 약 5년 5개월 사이 50조 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곳의 이날 시가총액 합계는 12조7227억 원으로 2010년 말(50조1371억 원)보다 75% 감소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시가총액 합계도 8579억 원으로 2010년 말(13조2123억 원) 대비 94% 쪼그라들었다. 다만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이후 동반 하락세를 보였던 이들 기업의 주가는 26일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 발표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이상훈·주애진 기자
#산업은행#구조조정#자회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