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임금께 진상되던 귀한 여름철 과실이었던 수박을 오늘날에는 누구나 사시사철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의 2015년 조사 자료에 의하면 사과(25.5%)에 이어 수박(16.1%)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실로 꼽힐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수박의 인기가 증가하는 만큼 수박 시장의 규모도 1조 원에 달할 만큼 커졌고, 지난해에만 69만 t의 수박이 생산되었다. 시설재배가 증가하고, 생산기술이 향상되어 사계절 공급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수확 및 유통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4월 1일부터 전국의 모든 공영도매시장과 대형마트에서 꼭지를 짧게 자른 수박이 전면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수박 꼭지를 제거하여 출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 수확 후 관리작업에서 발생하는 꼭지 손상에 따른 손실 감소 및 작업속도 증가로 인한 인건비 절감이 예상되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최대 627억 원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꼭지 모양 하나로 이토록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더욱이 최근 10년간 농가 인구가 19.4% 감소하고 60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우리 농촌 현실에서 꼭지 짧은 수박의 유통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벌써부터 초여름 더위가 시작된다는 기상 예보가 들려온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농가도 돕고,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꼭지 짧은 수박’을 애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허태웅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