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섰거라, 구글 자율주행車”… 현대-기아 맹추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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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2016 연중기획]
세계 최고 수준과 1∼2년 기술격차… 美서 자율주행 면허 따 상용화 가속
현대車 최근 5년간 특허 1000건 출원

‘자율주행’은 ‘친환경’과 함께 미래 자동차의 두 가지 큰 흐름이다. 완성차와 부품 업체들은 물론이고 구글, 애플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들까지 자율주행기술의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이란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일부 또는 전체를 차가 자동으로 운전하는 기술을 뜻한다. 사람이 타는 것을 전제로 안전성과 정숙성, 안락함 등이 보장돼야 하고,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판단’한 후, 조향과 제동 등으로 차를 적절히 ‘제어’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교통사고를 막고 운전 중 편의성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운전자가 특정한 주행조건 아래서 개별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이 1단계, 시동을 켠 후부터 목적지에서 주차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수준이 4단계다.

1단계는 상용화가 이뤄졌고, 현재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2∼3단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은 2020년 전후, 시내처럼 복잡한 도로환경에서의 자율주행은 2025년에서 2030년 정도면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기술상으로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상용화는 다른 얘기다.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구글이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기술은 당장 상용화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정도의 가격으로 기술을 구현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고, 이런 기술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세계 최고 수준에 비해서도 1∼2년 정도의 기술격차만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월 국내 자동차 업체 최초로 미국 네바다 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해 상용화 연구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이 분야에 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있다. 특히 글로벌 컨설팅그룹 ‘톰슨로이터’의 ‘2016 자율주행 특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5년간 약 1000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해 일본 도요타와 독일 보쉬, 일본 덴소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기술은 자동차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항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에어백이 점차 널리 퍼지면서 지금은 사실상 대부분 차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듯이 자율주행기술도 결국엔 자동차의 기본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자율주행#친환경#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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