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LG G5 ‘메탈 논란’ 알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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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정보기술(IT) 블로그에서 ‘LG G5’가 풀 메탈(금속)이 아닌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LG전자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LG전자는 4일(현지 시간)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G5는 특수 알루미늄 합금인 ‘LM201’을 주 소재로 만들었다”며 “주조 과정을 거쳐 프라이머 코팅을 적용하는 ‘마이크로다이징’ 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G5 색상 층 아래 회색 프라이머를 플라스틱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 아닌 ‘메탈 논란’이 생긴 것을 두고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및 애플과 LG전자의 공법이 다른 데에서 온 혼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메탈 공정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메탈을 칼로 깎아내서 스마트폰 틀을 잡는 컴퓨터수치제어(computer numerical control·cnc) 방식이 있다. 말 그대로 쇳덩어리를 통째로 깎는 방식이어서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메탈 특유의 차갑고 매끈한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해낸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 전략 스마트폰,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에 이 방식을 쓰고 있다.

두 번째 방식은 알루미늄 합금을 녹여서 만드는 주조 방식이다. 붕어빵을 틀에 넣고 찍어내는 것과 흡사하다. 버리는 양이 거의 없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이다. 대량생산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틀에 넣고 부어서 굳히는 과정에서 메탈 특유의 느낌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자기기나 자동차 내장재 등에 많이 쓰인다. G5는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특수 알루미늄 합금인 LM201을 주조 금속으로 활용해 만들었다. LM201은 지난달부터 특허 출원 과정을 밟고 있다.

메탈에 색을 입히는 방식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cnc 방식으로 깎아 낸 메탈에 색을 입히는 ‘아노다이징’ 공법을 쓰고 있다. 절삭한 메탈 표면 위에 나노 입자를 올려 착색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로는 주조 공법으로 만든 메탈에는 착색이 불가능하다.

LG전자가 채택한 마이크로다이징 기법은 메탈 표면 위에 프라이머라는 도료를 발라서 면을 매끄럽게 한 뒤 도장하는 방식이다. 주조를 하게 되면 표면이 칼로 깎은 것만큼 균일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도료를 발라 작은 크기의 컬러 입자를 부착하는 공법이다. 마치 얼굴에 색조 화장을 할 때 발색이 더 잘 되도록 프라이머 화장품을 바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라이머를 사용하면 풀 메탈 디자인의 완전성을 해치는 안테나선도 가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삼성전자도 제품 테두리에만 메탈을 입혔던 갤럭시 노트4 등의 제품에 마이크로다이징 기법을 썼다. 최근 중국 업체들도 이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메탈 소재 스마트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세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각각 다른 공법을 사용했다”며 “결국 선택은 소비자 ¤”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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