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테슬라의 전기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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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가 2017년 말 출시할 보급형 세단 ‘모델3’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전기차 대중화의 신기원을 이룰지 세간의 관심이 지대하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사흘 만에 24만 대가 사전 계약으로 팔렸다. 테슬라는 세단인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출시했으나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엔 한계가 있었다. 모델3는 앞선 모델의 절반 가격(3만5000달러·약 4200만 원)에 불과해 “이참에 전기차나 타 볼까”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테슬라는 제너럴모터스 포드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회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혁신과 창조라는 실리콘밸리의 혼을 체화했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로 알려진 괴짜 공학도.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페이팔을 창업해 이베이로 팔아넘겨 졸지에 거부가 되자 어렸을 때부터의 꿈인 친환경 에너지와 우주로 달려갔다. 그의 꿈은 테슬라모터스와 우주로켓 발사체 기업 스페이스X의 결실을 보았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은 배터리다. 한 번 충전해 몇십 km밖에 못 가면 불편해서 전기차를 타고 다니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머스크는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설 솔라시티를 운영해 그 노하우로 배터리의 성능과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모델S는 한 번 충전해 346km를 달린다. 테슬라는 2014년 보유한 모든 특허를 공개했다. 특허를 경쟁사에 공개해 파이부터 키우자는 상생 전략인 셈이다. 당시 머스크는 “짝퉁 테슬라를 만들어도 괜찮다”고 기염을 토했다.

▷기존의 프레임을 깨고 산업 생태계를 바꿔 새 시장을 창출하려는 테슬라의 전략은 아이폰을 성공시킨 애플과 닮은꼴이다. 혁신기업 테슬라는 모델3의 지구촌 출시를 앞두고 사전 계약, 즉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은다. 공장엔 컨베이어벨트가 없으며 로봇이 조립을 한다. 머스크는 칸막이 없는 사무실에서 일하며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단순히 조립 생산만 하는 게 아니다. 자동차업의 생태계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장정에 나섰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테슬라#모델3#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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