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 교복 대신 청바지 입은 듯한 스마트폰”

  • 동아일보

‘LG전략폰 개발 총괄’ 오형훈 소장

31일 공식 판매를 시작하는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5는 재밌지만 낯설다. 서랍을 빼듯 배터리를 분리하고, 카메라 그립 등 제3의 기기를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지만 선뜻 구매 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 배터리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 헐거워지지는 않을지, 물이나 먼지에 취약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G5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형훈 LG전자 MC사업본부 연구소장(전무·사진)을 만났다. LG전자 스마트폰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오 전무가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전무는 “최근 스마트폰은 마치 교복을 입은 듯 다 똑같다. G5는 교복을 벗어던지고 청바지를 입은 듯 개성을 찾은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G5 배터리 결합 부분의 마모 문제, 물이나 먼지로 인한 고장은 없을지부터 물었다. 오 전무는 “하루 수십 번 열고 닫았던 폴더나 슬라이드 폰보다 더 강도 높은 테스트를 거쳤다”며 “분리와 결합 작업을 하루 5000회 이상 반복하며 마모로 인한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답을 내놨다.

기자는 LG전자가 지난달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G5를 공개했을 당시 배터리 분리 결합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시 영상은 조회수가 50만 회에 댓글은 2700여 개가 붙었다. 당시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모듈을 교체할 때 전원이 꺼지는 것이었다. 모듈 교체 때마다 매번 전원을 껐다 켜야 하는 불편함을 LG전자는 몰랐던 것일까.

오 전무는 한숨을 내쉬며 “정말 넣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순간적으로 몇 분이나 전원을 유지해야 할지, 고해상도 게임을 하다 배터리를 교체한다면 배터리 용량이 얼마나 돼야 하는지 등 많은 고민을 하며 방법을 찾았지만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배터리를 넣을 여유 공간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털어놓았다.

LG전자는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스마트폰 뒷면 검지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볼륨버튼을 놓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G5에서는 볼륨버튼이 옆면으로 이동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처음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후면 볼륨버튼이 낯설 수밖에 없으니 전원 및 지문인식버튼만 남겨 정체성은 유지하되 볼륨은 이질감을 줄이도록 옆면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LG전자가 G5 직접 결합 모듈로 카메라, 오디오를 택한 이유는 ‘반복성’ 때문이다.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 기능인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단 뜻이다. 내부적으로 최종 후보 단계에서 제외된 기기는 헬스케어나 스포츠 관련 센서, 그리고 모바일 게임 관련 기기다. 모바일 게임 조작 패드의 경우 새로운 게임 콘텐츠 없이 단순히 조작 패드만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주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 제외됐다.

G5는 다음 달 1일 미국 등에서 해외 판매를 시작한다. 소비자 반응은 역대 LG전자 G시리즈 스마트폰 중 G5가 가장 뜨겁다. 판매 전 관심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질까.

오 전무는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로서 판매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히 A학점을 받을 만한 제품”이라며 “이전 G시리즈에 비해 소비자 반응이 훨씬 좋은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lg전략폰#오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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