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가 인프라-ICT 융합해 4차 산업혁명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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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업 KT’를 최고 기치로 내걸고 있는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9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대한민국 통신 130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ICT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국민 기업 KT’를 최고 기치로 내걸고 있는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9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대한민국 통신 130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ICT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바야흐로 ‘기가 인터넷’ 시대다. 기가 인터넷은 유선 인터넷을 통해 1초에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다. 1초에 100메가바이트(MB) 데이터를 전송하던 종전 유선 인터넷에 비해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KT는 자사 기가 인터넷 가입자가 전국 상용화를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인 2월 말 현재 120만 명을 넘어섰다고 27일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초기 ‘기가토피아(GiGAtopia)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한 이후 핵심 사업인 유선 인터넷 역량 강화 및 가입자 확충에 집중한 결과다. KT는 올 연말까지 기가 인터넷 가입자 수를 최대 220만 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총 4조5000억 원을 기가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소외 지역에까지 제공해 ICT 르네상스 주도


KT는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 지역은 물론 ICT 사각지대인 도서 지역이나 산간벽지에까지 기가 인터넷을 보급하는 ‘기가스토리’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전남 신안군 임자도와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기가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며 ‘기가아일랜드’를 선보였고,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 초등학교에 스마트 러닝 및 스마트 헬스 솔루션을 제공해 ‘기가스쿨’의 모형도 제시했다. KT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경남 하동군 청암면의 전통 마을인 청학동에 비콘(Beacon·블루투스를 통한 근거리 위치 기반 서비스)을 설치하고 청학동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관광 수익이 지역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청학동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윤종진 KT 홍보실 전무는 “현재 임자도, 백령도 같은 기가아일랜드에선 초등학생들이 첨단 솔루션을 활용해 서울의 외국인 유학생들에게서 외국어를 배우고 있고 주민들이 초고화질(UHD)로 최신 영화 감상까지 하고 있다”며 “기가 인프라와 미래 융합 기술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KT는 기가스토리 프로젝트를 해외에서도 이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 및 국제이주기구(IOM)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 기가 인터넷, 5G 이동통신시장 선점을 위한 초석

KT가 이처럼 기가 인터넷 보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기가 인터넷이 향후 5세대(5G) 이동통신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5G 이동통신은 2GHz 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존 4G와 달리 28GHz의 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속도와 데이터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의한 5G 이동통신의 충족 속도는 20Gbps 이상으로, 롱텀에볼루션(LTE)과 비교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약 270배 빨라진다.

5G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의 최대 화두이기도 했다. 전 세계 이동통신업체들이 5G를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5G가 단순히 모바일 환경의 변화만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의 일상생활을 전반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홀로그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서비스는 물론, 스마트카와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처럼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기술이다. 5G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할 꿈의 기술’이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 4차 산업혁명 위한 지능형 인프라 구축

현재 5G 이동통신 기술은 개발 초기 단계로 누가 업계 선두가 될지를 점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의 기가 인터넷 경쟁 구도가 5G 이동통신 기술 경쟁으로 이어질 것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9월 대한민국 통신 130년을 맞아 KT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능형 기가 인프라와 ICT 융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4차 산업 혁명을 이끌겠다”고 선언한 황 회장이 그간 기가 인터넷 인프라 확충에 주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 등과 연계해 끊김 없는(seamless)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가 인터넷 인프라 확충이 필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KT는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시장에서도 기가 인터넷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기가 LTE’를 상용화한 게 대표적이다. KT의 기가 LTE 기술은 터키 대표 통신사인 튀르크텔레콤에 수출됐을 정도로 해외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가 LTE는 최대 867Mbps급 기가 와이파이와 300Mbps급 3CA(carrier aggregation·서로 다른 3개 주파수 대역 채널을 합쳐 사용하는 방식) LTE를 병합한 기술이다.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와이파이가 안 잡히는 지역에서는 최대 300Mbps급 LTE를 사용하고,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에서는 최대 1Gbps급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 평창 올림픽 통해 5G 시장 선도 목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2월 22일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 KT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가상현실(VR) 고글을 착용한채 스키점프를 실감나게 체험하고 있다. KT제공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2월 22일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 KT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가상현실(VR) 고글을 착용한채 스키점프를 실감나게 체험하고 있다. KT제공

기가 인터넷과 5G 이동통신은 초연결 사회의 필수 인프라다. 기가급 유무선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국내 통신산업은 물론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등 유관 산업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KT는 황 회장 취임과 함께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스마트 에너지, 헬스 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에너지 통합 관제 및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치료 개발 분야에서는 ICT 융합 기술을 접목해 이미 일부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KT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ITU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부터 5G 후보 기술을 접수하기로 표준화 일정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은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게 KT의 판단이다. 현재 KT는 2018년 선보일 5G 시범 서비스의 핵심 목표를 △최대 속도 20Gpbs △지연 속도 1ms(0.001초) 이하 △단말기 동시 접속 대수(1km² 기준) 100만 개 이상으로 정해 놓은 상태다. 올 6월까지 5G 시스템과 단말기 규격을 확정하고 연말까지는 하드웨어 시스템 개발 및 검증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 부사장은 “전 세계로 중계되는 올림픽을 통해 입체 영상인 홀로그램, 360도 전 방향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VR 기술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평창 올림픽을 통해 KT의 5G 기술력을 전 세계에 선보임으로써 향후 5G 표준 수립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kt#인프라#산업혁명#빅데이터#iot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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