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서비스기업, 새 고객보다 옛고객 되찾기에 힘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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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율, 즉 얼마나 많은 고객이 서비스에서 이탈하느냐는 많은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다. 특히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요금을 청구하는 서비스 기업에선 해지율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높은 해지율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 중에선 이탈한 고객의 빈자리를 신규 가입자로 채우기 위해 마케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주립대 쿠마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15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마케팅(Journal of Marketing)’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새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아오는 전략이 오히려 더 현명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쿠마르 교수는 신규 고객이 아니라 옛 고객에게 마케팅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옛 고객들은 서비스를 원한다는 점이 이미 입증됐다. 따라서 통화 목록에 있는 임의의 잠재 고객에게 처음 접촉하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은 대상이다. 둘째, 해당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으므로 브랜드를 인지시키거나 서비스 제안 내용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 결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최신 기술, 특히 정교해진 고객 데이터베이스 덕분에 기업들은 고객이 처음 서비스에 가입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정보를 잘 활용하면 고객 재유치 확률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쿠마르 교수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서비스를 해지한 고객들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 별 불만이 없었는데 떠났거나 불만을 가지기는 했지만 만족스럽게 해결된 옛 고객들에게 집중해 재가입을 권유하면 성공 확률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단순히 가격에 불만을 품고 떠난 고객은 서비스 품질이 못마땅해 떠난 고객에 비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연구 결과 밝혀졌다.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기 위해 중요한 건 모든 이탈 고객에게 일일이 호소하는 대신 재가입 가능성이 큰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서비스기업#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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