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新)소비자물가지수에 월세와 외식비의 반영 비중(가중치)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현재 통계 기준이 만들어진 기준연도(2012년)와 비교했을 때 실제주거비의 지출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외식비 지출도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연간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256만3092원)에서 차지하는 주거·수도·광열 지출 비중은 10.83%(27만7468원)로 2012년보다 0.4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주거·수도·광열 항목에 포함되는 월세의 지출 비중은 2.90%로 2012년(2.25%)보다 0.65%포인트 올라 주요 품목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최근 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가구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지수(가중치 총합 1000)에 반영되는 월세 가중치는 30.8에 불과했다. 가중치가 낮을수록 해당 품목이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월세 가중치는 스마트폰 이용료(33.9), 휘발유(31.2)보다 낮아 정부 발표 물가가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구지출에서 월세 부담이 커져 새 지수에서는 월세 가중치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비의 가중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동향에서 외식비 지출 비중은 지난해 12.87%(32만9913원)로 2012년(12.40%)보다 0.47%포인트 늘었다.
반면 저유가의 영향으로 2012년에 비해 가구지출 비중이 줄어든 난방비(4.83%→4.14%)와 자동차 연료비(5.46%→4.70%) 등 에너지 품목 가중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11.74%→11.05%)도 정부의 정규교육비 지원 확대 등으로 지출 비중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통계청은 가구 소비 패턴 변화를 빠르게 지수에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물가 조사에 포함되는 대표 품목의 변경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지역 동향에 세종시를 추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통계청은 대표 품목과 가중치 등을 조정한 새 지수를 12월 공표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