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내 이미지 추락… 커피-고급화로 다시 뜰거요
‘CKGSB Knowledge’ 리포트 요약
미국의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KFC는 일찍이 1987년에 중국에 진출해 현지 패스트푸드 산업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서구 문물을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그러나 2012년부터 매출이 꺾였다. 중국에 패스트푸드가 흔해졌고, 조류독감 발생과 닭 항생제 사용 보도 등 나쁜 뉴스가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KFC의 노력을 중국의 대표적인 경영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CKGSB)이 최근 분석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95호(2016년 2월 2호)에 실린 ‘CKGSB Knowledge’ 리포트를 요약 소개한다. ○ ‘괴물 닭’ 소문에 실추된 이미지
KFC는 맥도널드의 중국 진출보다 3년 앞선 1987년 베이징의 첸먼 상업지구에 1호점을 냈다. 당시 중국인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KFC 치킨은 사치스러운 음식이었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됐다. KFC 어린이세트를 사면 무료로 받을 수 있던 알록달록한 가방을 갖고 있어야 진정한 어린이 패션리더로 인정받을 정도였다. 매장 수는 1997년 100개, 2011년 3000여 개로 쑥쑥 늘어났다. 한창 때는 매일 새 매장이 문을 열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KFC는 2012년 12월 큰 시련을 겪었다. 닭고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닭의 성장주기를 단축시키는 약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국영방송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또 다른 공급업체는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의 재가공으로 고발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짓 소문까지 돌았다. 날개 여섯 개, 다리 여덟 개가 달린 유전자 변형 닭을 쓴다는 얘기였다. 이 ‘괴물 닭’의 합성사진은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위챗’에서 10만 회 이상 공유됐다. 사실이 아니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는 심각한 타격이 왔다.
경영진은 근본적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KFC에 대해 싫증을 느끼게 됐기 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터졌다고 봤다. 그동안 중국인들의 취향이 세련되어졌지만 KFC는 자만의 덫에 빠져 변화에 무관심했다. 맥도널드 같은 후발주자의 견제, 그리고 현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성장도 KFC를 어렵게 한 요인이었다. 예를 들어 KFC(Kentucky Fried Chicken)를 노골적으로 모방한 CSC(Country-Style Cooking)라는 브랜드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할 정도로 컸다.
○ 커피와 프리미엄 매장으로 재기 노린다
고객 기반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KFC의 모회사인 얌브랜드는 2015년 중국사업부를 ‘얌차이나’라는 회사로 분리했다. 신제품 개발과 판매 형식 변경 등 다양한 이슈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카푸치노와 마키아토 등 커피 메뉴를 내놓았다. 스타벅스의 절반 정도이며 라이벌 맥도널드보다는 10% 정도 저렴하다. 스타벅스 같은 프리미엄 커피 값을 지불할 의사는 없지만 그래도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소비자층에 어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베이징이나 광저우 같은 대도시에는 고급스럽게 치장된 매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일반 매장과 같은 음식을 팔지만 목재 가구와 부드러운 조명, 무료 무선 인터넷까지 갖추고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여러 번의 식품안전 스캔들을 겪으면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커피와 프리미엄 매장이 회복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KFC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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