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이젠 오를것” ETF에 뭉칫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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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반등 기대 커져 매수 붐

연초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자 주가지수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ETF는 코스피 같은 주가지수나 원유, 금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게 설정된 펀드다. 일반 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F에 투자자금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기초자산이나 수익 구조에 따라 ETF의 수익률이 엇갈려 섣부른 투자를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 달 만에 순자산 9000억 원 늘어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약 22조5561억 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약 9261억 원 늘어난 것이다. 올해 첫 한 달간 ETF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1월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8851만7279주로 지난해 12월보다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27억3839만 원으로 56% 뛰었다.

최근 ETF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일부 ETF에 뭉칫돈이 몰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일 현재 연초 이후 순자산 증가액이 가장 큰 5개 ETF에만 한 달 사이 1조4871억 원이 몰렸다. 전체 공모펀드와 비교해도 ETF의 순자산 증가 추세가 눈에 띈다. 연초 이후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10개 공모펀드 가운데 4개가 ETF였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덱스레버리지 ETF는 이 기간 순자산이 1조1725억 원 늘어나 ETF 시장의 신규 자금을 쓸어 담다시피 했다. 삼성코덱스레버리지는 전체 공모펀드 중에서도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로 집계됐다. 삼성코덱스레버리지의 운용 순자산은 약 2조8936억 원이다.

이 밖에 한국투자킨덱스200(1087억 원), 미래에셋타이거200(871억 원) 등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의 순자산이 늘었다.

○ “세계 증시 조정 따라 지수 상승에 베팅”

최근 ETF에 자금이 몰린 것은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아 주가지수가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에 돈이 많이 몰렸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를 때 그 상승률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도 그만큼 더 커진다.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었다는 건 기초자산 상승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ETF 투자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ETF는 주가지수를 기초로 하는 상품이 많아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작다. 해외 주가지수는 물론이고 원유, 금 등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에도 주식처럼 쉽게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이나 수익 구조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레버리지 ETF처럼 수익이 커지는 만큼 손실 가능성도 큰 상품은 장기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내가 투자하려는 상품의 기초자산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인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투자자가 의외로 많다”며 “ETF의 기초자산과 수익 구조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tf#주가#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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