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여야 생존” 글로벌기업들 감원 찬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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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새해 벽두부터 잇따라 대규모 감원을 선언했다.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회사뿐 아니라 유통 정보기술(IT) 금융업 분야에서 실적이 나쁜 기업들이 ‘일자리 삭감을 통한 비용 축소’ 카드를 생존 전략으로 들고 나선 것이다.

미 의류회사인 에어로포스테일은 19일(현지 시간) 4000만 달러(약 486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 직원의 13%인 100명을 감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신규 사업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성장을 계속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기 판매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지난해 판매 부진을 이유로 의료기기사업부 직원 6%(3000명)를 줄이기로 했다. 연간 10억 달러의 인건비를 절감해 새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미 최대 유통회사인 월마트는 실적이 부진한 세계 200여 개 매장의 문을 닫는다. 일자리를 잃게 되는 직원이 1만6000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주가가 35%나 떨어진 글로벌 IT 기업 야후도 이달 중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1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농업복합기업 몬산토는 지난해 10월 2600명을 자른 데 이어 최근 1000명을 추가로 내보겠다고 발표했다. 곡물 가격 하락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채권부문 트레이더와 영업 직원의 10%인 250명을 줄이기로 했고, 바클레이스도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식영업 직원을 대폭 내보낼 방침이다.

지난해 인력을 대폭 감축한 에너지 기업도 올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 영국 석유 메이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석유탐사와 생산 부문 인력 4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2014년 말 8만4500명이던 직원이 최근 6만5000명으로 줄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알스톰의 에너지사업 부문에서 6500명을 잘랐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가 있는 셰브론도 직원의 10%인 6000명가량을 해고할 계획이다. 인도 철강회사 타타는 지난해 12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1000명을 추가로 해고한다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몸집 줄이기’부터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글로벌기업#감원#에어로포스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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