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 포터상]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터 ‘언더 스탠드 에비뉴’, 새바람이 분다

이방실기자 입력 2015-12-02 03:00수정 2015-1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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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성동구와 손잡고 ‘사회적 약자·창조적 공간’ 프로젝트
시민참여형 CSV 새 모델 제시
빠르면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언더 스탠드 에비뉴’의 조감도. 롯데면세점이 서울 성동구 및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와 함께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서울숲 앞 1200평 규모의 유휴부지에 사회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이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이 사업을 인천 등으로도 확대해 향후 5년간 총 6000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면세점 제공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로 나가면 ‘언더 스탠드 에비뉴(Under Stand Avenue)’ 조성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올해 1월 지방자치단체인 서울 성동구 및 비영리단체인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와 ‘사회적 약자 자립과 창조적 공익 공간 조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7월 102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에비뉴’라는 이름과 달리 이 사업은 단순히 도시에 어떤 거리나 길을 만드는 게 아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앞 약 1200평(3966.94m²)에 달하는 유휴부지에 컨테이너 100여 개를 설치하고 이곳을 사회적 기업가, 예술가, 저소득층 자녀 등 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대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 공사가 끝나면, 불과 6개월여 전만 해도 텅 빈 공간이었던 이 부지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사회적 기업의 판매 매장, 청소년 취업 교육장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롯데면세점의 언더 스탠드 에비뉴 프로젝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롯데면세점 본연의 사업과도 연계시켜 서로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CSV(공유가치 창출) 사업의 대표적 사례다. 특히 기업, 지자체, 비영리단체가 CSV라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한데 뭉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롯데면세점은 성동구, ARCON과 함께 올해 8월 20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언더 스탠드 에비뉴’ 착공식을 진행했다. 허인정 ARCON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정원오 성동구청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언더 스탠드 에비뉴’의 7가지 프로젝트가 적힌 퍼즐을 들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언더 스탠드’라는 단어에서 드러나듯 ‘낮은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자립을 돕는다’는 취지의 이 프로젝트는 크게 △청소년 일터 학교인 ‘유스 스탠드(Youth Stand)’ △사회적 기업을 위한 ‘소셜 스탠드(Social Stand)’ △신진 예술가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오픈 스탠드(Open Stand)’ △다문화 가정 및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맘 스탠드(Mom Stand)’ △감정 노동자들을 위한 힐링 공간인 ‘하트 스탠드(Heart Stand)’△신진 아티스트 발굴을 위한 ‘아트 스탠드(Art Stand)’ △성동구 지역 청년 공동체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파워 스탠드(Power Stand)’ 등 총 7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각 사업을 통해 소외 계층을 지원함과 동시에 우수 인력 및 제품 발굴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게 롯데면세점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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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직업 훈련 제공하고 취업으로 연결

유스 스탠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다문화가정, 시설퇴소자 등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 훈련 프로젝트다. 청소년 상담 및 직업훈련 분야에 특화된 스위스 비영리단체 ‘잡팩토리’ 모델을 벤치마킹해 개발됐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예: 네일아트, 제과제빵, 가죽공예, 바리스타 등)과 미래 유망기술 직업군(예: 웹디자인, 영상편집 등) 등 총 9개 분야에 대한 직업훈련을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게 프로그램의 골자다. 교육 과정은 6개월 코스로 프로그램별로 10∼20명의 학생이 참여하도록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반년 동안 교통비와 식비를 별도로 지원한다. 현재 청소년 지원센터, 대안학교, 특성화고 등 43개 기관에서 지원한 163명 중 심사를 거쳐 선발된 100명의 청소년이 7월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유스 스탠드 프로젝트의 기획과 자문을 맡고 있는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부문별 전문가 멘토단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청소년들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언더 스탠드 에비뉴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직접 참가해 창업하거나 취업해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 이홍균 대표는 “프로그램을 성실히 끝마친 청소년들에게는 향후 롯데면세점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네일아트 프로그램 우수 수료자는 롯데면세점 내 한류문화체험공간인 ‘스타 에비뉴’ 안에 마련된 네일숍에서 근무할 인력으로 채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언더 스탠드 에비뉴 내에 문을 열 가죽공예 매장, 레스토랑 등에서도 인턴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홍균 대표는 “단순히 일회적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능력 있는 인재로 육성함으로써 기업과 사회 간 공유가치를 창출해 내는 게 유스 스탠드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 제품으로 편집숍 구성하고 면세점 입점시킬 브랜드 발굴

소셜 스탠드는 사회적 약자에게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상품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을 위한 편집숍이다. 총 600여 개의 사회적 기업 중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입주할 기업 20여 개를 선정해 놓은 상태다.

의류, 친환경 제품, 유아용품, 각종 생활용품 제작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정된 이들 기업은 언더 스탠드 에비뉴에 편집숍 형태로 입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패션을 콘셉트로 하는 편집숍에는 자투리 천을 활용해 친환경 에코백이나 핸드백을 만들어 내는 ‘세이프선데이(Safe Sunday)’, 폐기된 간판이나 현수막 원단 등을 수거해 새로운 패턴을 입혀 재활용 가방으로 재탄생시키는 ‘패롬(Parrom)’의 제품들이 함께 디스플레이 될 예정이다. 이홍균 대표는 “소셜 스탠드 사업을 통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게 1차적 목표”라면서 “이 가운데 우수 기업은 향후 롯데면세점 매장에 입점시켜 한국의 브랜드와 상품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진 예술가 및 디자이너 발굴의 장으로 활용

아트 스탠드는 평소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전시장이나 무대를 찾지 못해 애를 먹는 신진 아티스트들을 위해 특별히 기획된 프로젝트다. 이홍균 대표는 “별도의 공연장을 설치해 신진 예술가와 디자이너 등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롯데면세점은 자사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인 한류 스타들과 협력해 각종 기부행사나 사진 전시회 등도 열 계획이다. 특히 언더 스탠드 에비뉴를 상징하는 기부 팔찌도 특별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기부할 방침이다.

아트 스탠드를 통해 발굴된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소셜 스탠드와 마찬가지로 롯데면세점에 입점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홍균 대표는 “매력적인 국산 브랜드를 발굴하고 입점시켜야 관광지로서의 한국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며 “언더 스탠드 에비뉴는 이러한 사업적 고려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전진기지임과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 참여로 완성되는 CSV 모델 제시

언더 스탠드 에비뉴는 서울시민의 대표적 휴식공간인 서울숲을 찾아온 시민들이 공원 방문 전에 꼭 들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과 지자체, 비영리단체 모두가 상생하는 사회공헌 사업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언더 스탠드 에비뉴는 컨테이너 옥상 텃밭에 주말 농장을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시민들이 바쁜 일상 중에서도 도심 속의 한가로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언더 스탠드 에비뉴 사업을 성동구에만 한정짓지 않고 인천 등 인근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홍균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향후 5년간 총 6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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