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 영화 ‘마션(Martian)’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힘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0월 23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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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 “새로운 기술이 영상 구사능력 높여줘”


할리우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은 앤디 위어(Andy Weir)의 소설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뒤 필름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 만한 요소를 생각해야 했다.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1인칭 서술로만 이루어진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2014년 스콧 감독은 영화 마션을 제작하면서 액션캠 고프로를 우주복의 일부 장치로만 생각했었다. 당시에 그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1인칭으로만 이끌어 나가는 영화의 어려움을 고프로가 해결해 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이 가는 곳 어디든 고프로를 둬 마치 블랙박스처럼 모든 것을 촬영했다”면서 “당신이 만약 고프로를 가지고 있고 주변에 누구도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면 어느새 고프로는 당신의 친구가 될 것이다. 맷 데이먼(Matt Damon)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톰 행크스(Tom Hanks)가 출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의 주인공 척 놀란드(Chuck Noland)가 사막섬에서 ‘윌슨(Wilson)’이라는 배구공을 친구로 삼았던 것처럼 스콧 감독은 마션의 영화 속 주인공 와트니(맷 데이먼)에게 말동무를 선사할 수 있었다.

스콧 감독은 “나는 사실 고프로의 카메라들이 이런 식으로까지 사용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며 “영화 속에서 우주 비행사들의 옷에 부착해 주거지의 모든 촬영을 했을 뿐 아니라 영화 속에서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스토리를 보다 친근하고 진실성이 있게 구성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와트니에게 화성의 동반자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스콧은 고프로 덕분에 독특한 관점으로 우주 비행사의 어려움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스토리가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고프로에서 캡쳐한 영상은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인다.

“우리는 몇 개의 중요한 장면에서 고프로 카메라들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강렬하고 긴장감 있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라고 스콧 감독은 말했다.

그는 “고프로와 같은 새로운 기술은 영화 제작자들의 영상 구사능력을 한층 높여 준다”며 “이를 통해 관객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새로운 관점과 스토리텔링을 부여할 수 있다. 마션은 고프로를 가장 많이 활용한 할리우드 영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인들의 생활 속 기록 장치이자, 어른들의 장난감인 고프로가 영화까지 진출해 화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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