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루나폰 ‘설현 뒤태’ 마케팅 속내는…

곽도영기자 입력 2015-10-14 03:00수정 2015-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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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산업부
최근 만난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우린 아무리 경쟁 관계라도 잘한 건 잘했다고 한다”면서 “설현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설현 뒤태’를 앞세운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의 합작 스마트폰 ‘루나(LUNA)’ 마케팅이 국내 이동통신업계를 흔들었습니다. 걸그룹 AOA 소속 설현이 행성 표면 같은 몽환적 배경 위에서 루나 폰을 감싸 쥔 장면은 다른 이동통신사 광고를 단숨에 압도했습니다. 전국 SK텔레콤 유통대리점엔 실물 크기의 설현 입간판이 세워졌습니다. 워낙 커서 상체와 하체 부분이 분리 인쇄된 대형 브로마이드도 붙었습니다. 설현의 인기가 높아서인지 이 브로마이드는 도난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SK텔레콤이 브로마이드 제공 이벤트를 벌일 정도였죠.

설현 뒤태 돌풍 뒤에는 루나 폰에 수억 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은 SK텔레콤의 속뜻이 숨어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전용 단말기를 많이 선보여 왔지만 지원금 프로모션에 그쳤을 뿐 수억 원 규모의 광고비를 사용한 경우는 없습니다. 루나 폰의 인기가 높다지만 초기 판매량 5만 대 또한 낮은 출고가(44만9900원)를 고려하면 순익을 들었다 놨다 할 수준은 아닙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던 SK텔레콤이 ‘협상 카드 늘리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판매 중인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스마트폰 라인업에서 삼성전자 제품 비중은 SK텔레콤이 가장 높습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업 컬러인 레드 모델을 따로 내놓거나 통화 기능이 들어간 스마트워치를 단독으로 선보이는 등 삼성전자와의 협업 체제가 전통적으로 강한 이동통신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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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폰의 판매량 증가는 그만큼 SK텔레콤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빠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남은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계에서 제3의 제조사가 팬택의 빈자리를 채울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결국 SK텔레콤이 일으킨 설현 뒤태 돌풍은 그동안 1순위였던 삼성전자에 경쟁 카드인 TG앤컴퍼니를 꺼내 들었다는 뜻입니다. 표면적인 루나의 성공 가도 이후에 SK텔레콤이 ‘제2, 제3의 루나’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상한 건,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 설현의 루나 광고 마지막 문구가 의미심장한 이유입니다.

곽도영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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