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 16기 핵심 부품 37년간 엉뚱한 곳만 검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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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의 핵심 부품에 대한 검사가 37년 간 엉뚱한 부분을 대상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원전 24기 가운데 16기의 제어봉 구동장치 하우징에 대한 용접부위 검사에서 오류가 반복돼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품은 원자로에 넣었다 빼는 식으로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봉을 둘러싼 원통형태의 함이다.

이런 사실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신고리 3호기에 대한 가동 전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사 기준에 따르면 하우징의 맞대기용접 부위를 검사해야 하지만 한수원은 지금껏 나사 조임 후 밀봉 용접된 다른 위치를 검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안위가 제어봉 구조가 동일한 경수로 원전 20기를 모두 점검한 결과 고리 2~4호기, 한빛 1·2·4·5·6호기, 한울 1~6호기, 신고리 1~2호기 등 총 16기에서 같은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3년 이후 부품을 교체한 고리 1호기와 한빛 3호기, 신월성 1, 2호기는 검사가 제대로 진행됐다.

1978년 고리 1호기 가동 이후 37년 간 정부와 한수원 모두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원전 안전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사 오류에도 불구하고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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