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오르면 가계소비가 줄고 소득불균형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위축 현상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주택시장 월세주거비 상승이 소비 및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월세가 1% 올라갈 때마다 소비는 0.02%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세 부담으로 인한 소비위축은 저소득층과 저연령대에서 두드러졌다. 저소득층은 월세가 1% 오르면 소비를 0.09% 줄였고, 39세 이하는 0.08%를 줄였다. 반면 40대는 월세가 1% 오르면 오히려 소비를 0.01% 늘렸다. 부동산을 보유한 40대들의 임대수익이 늘어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월세 거주율은 39세 이하가 38%로 가장 높고 40대가 25%, 50대 23%, 60세 이상은 15%다.
월세가 오르면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심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월세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의 평균소득과 하위 20%의 평균소득을 비교한 결과 월세가 10% 오르면 두 계층의 소득격차가 5% 벌어졌다.
김정성 한은 조사국 산업경제팀 과장은 “월세 주거비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저소득층의 소득기반 확충 등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만 월세 주거비 상승의 영향이 주택시장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인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택시장의 월세비중은 2010년 21.5%에서 2014년 23.9%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월세 주거비는 가구당 월 평균 28만 원에서 32만 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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