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부여집, 전통의 맛 3대, ‘서울시 미래유산’ 선정

  • 동아일보

소를 잡으면 버리는 게 하나도 없다. 살코기는 살코기, 내장은 내장, 뼈는 뼈대로 빠짐없이 먹거리의 재료로 쓰인다. 소 한 마리는 이처럼 세밀하게 갈라져 날로 먹거나 굽거나 국을 끓이거나 맑은 국물을 빼거나 진하게 고아내거나 장에 조리거나 하여 다채로운 형태의 요리로 되살려진다. 그중에서도 국물이 있는 ‘탕 음식’은 우리 음식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조리법 중 하나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오직 소의 꼬리와 족(足)으로 반세기가 훌쩍 넘게 손님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고, ‘서울시 미래유산’으로까지 지정된 맛집이 있다.

몇 대째 명맥을 이어오며 장수하는 식당의 첫 번째 비결은 단연 음식의 맛으로 이곳 꼬리탕과 족탕 덕분에 68년째 가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맛의 관건은 매일 아침 꼬리탕과 족탕을 끓여 내어 핏물을 말끔히 빼내고 고기에서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끓이는 동안에도 수시로 국물에 뜨는 기름을 걷어 낸 맑은 국물이 일품이다. 창업주의 정신, 부여집(대표 임형민)의 비법은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이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10년 묵은 천일염만을 사용하며, 직접 빻은 최상의 국산 고춧가루로 담근 묵은지와 파김치. 깍두기가 함께 나와 그 풍미를 더한다. 3년 이상 묵힌 김치는 포장해 달라는 손님부터 돈을 내고 사겠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1947년 도가니탕 전문점으로 허름하게 시작한 부여집은 충남 부여에서 올라온 임 대표의 어머니 고(故) 김년애 씨가 연 곳으로 워낙 손맛이 좋았던 탓에 순식간에 도가니탕이 입소문을 타면서 당시 고급 음식이었던 꼬리탕과 족탕까지 메뉴에 추가했다.

김 씨는 부여에서 제법 넉넉했지만 남편의 오랜 투병 생활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생계를 위해 홀로 상경해 부여집을 열었고 세 딸을 불렀다. 이때부터 김 씨의 맏딸 임순애 씨가 어머니를 도와 식당에서 일했다.

임 씨는 어머니를 돕다 10대 후반에 당시 명동 최고급 스키야키 전문점 ‘충무가’ 주인의 수양딸이 됐다. 임 씨는 10여 년 동안 요리와 식당 운영을 배웠지만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를 계기로 다시 어머니 곁으로 돌아와 부여집의 대를 이었다.

부여집은 어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 명동의 맛쟁이로 돌아온 딸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꼬리탕이나 족탕 한 그릇의 정성이 풍성하다. 지금은 임 씨의 아들 임형민 씨가 3대 대표로 부여집을 이끌고 있다.

임형민 대표는 “음식을 만드는 특별한 비법은 따로 없다. 굳이 있다면 꼬리탕은 꼬리로만 끓여야 하고, 족탕은 족으로만 끓여야 제 맛을 낼 수 있어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며 “부여집은 체인점을 내지 않는다. 내가 직접 요리하지 않는 이상 손님 앞에 부여집 음식이라고 내놓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대신 클릭 한 번으로 부여집의 ‘전통’을 집에서도 만날 수 있게 했다. 건강에 좋은 전통보신 음식의 대중화를 위해서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장점. 신선한 맛을 위해 주문 즉시 끊여 당일 발송을 원칙으로 다음 날 바로 맛볼 수 있게 최상의 서비스를 고집 중이다. 냉동상태로 배송되어 3개월까지 냉동보관이 가능해 위생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인터넷(www.buyeo1947.co.kr)에서나 전화 주문을 통해 전국 택배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02-2633-0666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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