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운동장’ 서울디지털운동장,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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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연대 젊은 직공들의 땀과 눈물이 밴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의 서울디지털운동장이 세련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15일 ‘산단 구조고도화’를 위해 서울디지털운동장을 주차장과 체육시설,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내년 11월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단운동장으로 불리는 이 곳은 박정희 정부가 ‘수출 전진대회’ ‘노사 한마음 축제’ 등을 열고 시골서 갓 올라온 공단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줬던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애(令愛) 시절이던 1978년 이 곳에서 열린 ‘새마음 갖기 대회’에 참석해 “여러분의 정성과 땀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며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매년 봄, 가을에는 형편이 어려운 근로자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1984년에는 392쌍의 부부가 이 곳에서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또 명절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을 위한 ‘귀향버스 임시 터미널’로 변신했다. 여공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하곤 했다.

굴뚝공장이 떠난 서울디지털산단업지에는 아파트형 공장과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아울렛 쇼핑몰 등이 들어섰지만, 공단운동장은 지금도 이 곳 근로자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16만 명이 종사하는 거대 산업단지에 운동장 하나로는 문화 및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운동장 시설을 입체화해 옥상은 축구장으로, 1층은 실내 테니스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자투리 공간에는 어린이집을 지어 산단 근로자 자녀들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산단에서 일해도 문화생활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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