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2020년까지 자율주행기술 상용화”…어떤 기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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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기술 시연.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자율주행기술 시연. (현대자동차 제공)
두 대의 제네시스가 나란히 달리다가 고장난 차량이 나타나자 똑같은 궤적을 그리며 옆으로 비껴서 주행을 계속했다. 앞에 차가 사람을 태우려고 멈추자 뒤에 차도 곧바로 멈췄고, 앞차가 S자 코스를 주행하자 뒤차도 마찬가지였다. 두 차의 차이점은 앞차는 사람이 운전하는 일반 차지만 뒤차는 현대자동차의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 기술이 적용돼 운전자가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를 전혀 만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뒤차는 앞차의 움직임을 감지해 스스로 운전한 것이다.

곧이어 두 차 사이에 새로 나타난 차가 끼어들려하자 뒤차가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벌리며 차가 들어오게 해줬고, 그 차가 다시 빠져나가자 원래 앞에 있던 차와 간격을 좁혔다. 현대차 측은 “끼어드는 차를 감지해 차 간격을 조절하는 기술은 경쟁사에 없는 현대자동차만의 고유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골든타임’이 2020년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도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구현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나선다”며 연구 중인 TJA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는 31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 서킷에서 ‘현대자동차 서울모터쇼 프리뷰’ 행사를 열고 2일 언론공개행사로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일 차량과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먼저 현대차는 고속도로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을 국내 최초로 양산화해 올 하반기 선보일 신형 에쿠스부터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2020년부터 HDA와 TJA를 바탕으로 여타 기술들이 통합된 자율주행기술을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자율주행까지 크게 4단계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들은 1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는 ‘자율주행 기술 2020년내 상용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5’에서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한 벤츠는 “일부 자동화 기술을 오는 2020년까지 고속도로 주행 옵션으로 제공하고,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고도 시속 120km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도 같은 행사에서 자율주행차로 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볼보는 한발 더 앞서 2017년까지 자율주행차 100대를 일반도로에서 시범 운영하겠다는 ‘드라이브 미’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계에서 스마트카 특허를 가장 많이 등록한 완성차업체 상위 1~3위는 모두 일본업체들이었다(혼다 454건, 도요타 414건, 닛산 354건). 프랑스는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을 ‘미래를 이끌 새로운 산업 기술 34개’ 중 하나로 선정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을 책임자로 정해 국가 차원에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자율주행기술 전쟁이 불붙은 셈이다.

이에 대해 김대성 현대차 전자제어개발실장은 “경쟁 업체들의 기술은 고가의 센서와 양산화가 어려운 기술을 적용해 생활에 바로 적용하긴 힘들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목표는 대량생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미 세계 경쟁업체들의 기술에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인천=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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