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금융권에서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에 신한은행의 새 행장을 결정하고 하나금융지주도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린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농협금융도 새로운 수장(首長) 찾기에 나설 예정이라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24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을 논의한다. 당초 서진원 행장이 연임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건강이 나빠져 새로운 행장 찾기에 나선 것이다. 자경위에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3명이 참여하지만 한 회장의 의중이 차기 행장 선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과 김형진 신한금융 부사장, 임영진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꼽힌다.
계열사 CEO 중에서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간 내분으로 촉발됐던 2010년 ‘신한 사태’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조용병 사장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며 1960년대생으로 가장 젊은 임 부행장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 안팎에서 조 사장과 임 부행장이 치열하게 경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어 이사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내부 인사 중에서는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임 회장과 호흡을 맞춰 2014년도 순이익 규모(7685억 원)를 전년보다 162.3%나 늘렸다는 게 높이 평가되는 부분이다. 농협중앙회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중량감 있는 외부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외부 출신 후보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도 곧 결정된다. 이에 앞서 16일 하나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23일 후보자 3명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곧바로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정한다. 하나-외환 통합 지연에 대한 책임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과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임기는 각각 3, 5월에 끝난다. 차기 금융연구원장에는 남주하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또 금융위 사무처장을 거친 김 사장의 후임으로 금융위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관피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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