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통령’ 레이스 후끈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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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중기중앙회장 27일 선거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중기중앙회는 차기 회장 후보에 5명이 최종 등록해 추첨을 통해 후보별 기호를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중앙회는 11일 합동연설회 후 27일 정기총회에서 투표 및 개표를 진행한다. 신임 회장은 3월 1일 취임할 예정이다.

○ 차기 ‘중통령’을 향한 후보 5인 각축

등록 후보 5명 중 서병문 후보(1번)는 김기문 현 회장 재임 기간에 부회장을 지냈다. 중소기업적합업종 등의 사안에서는 중소기업을 대변해 비교적 강경하게 발언해 왔다는 평을 듣는다. 박성택 후보(2번)는 유일하게 회장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로 ‘중앙회 정상화’와 ‘혁신’을 슬로건으로 걸고 출마했다.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장인 이재광 후보(3번)는 후보들 사이에서 김 현 회장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주봉 후보(4번)는 회원들 사이의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김용구 후보(5번)는 김 현 회장 직전 중앙회장을 지냈으며 18대 국회의원이었다. 현재 중앙회 내에서 유일하게 현역 임원이 아니지만 기존 지지 기반이 뒷받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들은 각기 저마다의 포부를 밝혔다. 서 후보는 “중소기업적합업종 법제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성택 후보는 “기존 구도에 얽매이지 않았고 그만큼 빚도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기존에 잘못된 것이 눈에 띄면 가차 없이 바꾸고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주봉 후보는 “희망119 기획단을 설치해 원스톱 민원 해결 창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명실상부한 330만 중소기업 대표 단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과열 양상도

중기중앙회장은 재계에서 ‘중통령’이라 불릴 만큼 권한이 막강한 자리다. 국내 주요 경제 5단체장(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중 법정단체는 대한상의와 중기중앙회 2곳뿐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실질적으로도 정부의 중소기업 관련 주요 정책들을 대행하기 때문에 예산과 정책 수행 자율권도 높다.

중기중앙회장은 대통령·국무총리 주재 경제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동행하면서 단순히 330만 중소기업 대표가 아니라 정치적인 입지도 함께 얻게 됐다. 이 때문에 정·재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기업계 인사들의 대외적 교두보로 인식되기도 한다.

중기중앙회장 선거가 미리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2007년부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받아 진행한다.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 이전부터 후보 간 네거티브 선전과 부정선거 의혹도 나왔다. 서울시 선관위는 후보 추천 과정에서 일부 후보들에게 ‘선거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했다며 수차례 경고하기도 했다. 일부 후보들은 특정 후보가 수십억 원을 뿌렸다거나, 정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불법 선거운동을 진행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선관위는 현행 5000만 원인 불법선거 신고 포상금을 3억 원으로 올릴지도 검토 중이다.

5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고 1, 2위 후보가 결선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결선 투표를 겨냥한 후보들 사이의 합종연횡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중통령#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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