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소속 전무 이상 임원들에 한해 이달 말 나오는 성과인센티브(OPI) 전액을 반납시키기로 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고위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긴장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OPI는 사업부별로 미리 세워뒀던 계획보다 초과 달성한 이익 중 20%를 임직원에게 나눠주는 제도다. 연말에 지급되는 생산성 목표 인센티브(TAI)는 월 기본급이 기준이지만 OPI는 연봉을 기준으로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은 그동안 소속사에 관계없이 50%를 받아왔다.
삼성의 전무급 연봉은 5억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50%를 받으면 OPI만 2억5000만 원 정도다. 미래전략실 소속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은 최 실장을 포함해 18명이다.
지난해 3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이 확실시되는 SK이노베이션 역시 일률적 연봉 삭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009년 매월 급여 일부(임원 15%, 직원 10%)를 적립한 뒤 당해 실적에 따라 이듬해 초 돌려받는 ‘임금유연화제도’를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적자가 난 적이 없어 적립금은 물론이고 인센티브까지 추가로 받았지만 올해는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올해 연봉 자진삭감을 결의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들의 위기 속에서 그룹사가 임원들의 기강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며 “당장 지갑이 얇아진 임원들 사이에 불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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