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출범 100일을 맞은 ‘SK-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출연연구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장롱특허’가 빛을 보는 사례가 나왔다. 장롱특허란 개발은 됐지만 실제 사업화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묵혀 있는 특허를 말한다.
박지만(49), 이상수(51)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10월 ETRI에서 나와 창업 전선에 나선 박 씨는 센서용 반도체 설계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적고 성능도 탁월해 심장박동 같은 정밀한 떨림을 측정하는 장비를 싸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그는 기술로는 최고 전문가였지만 사업자 등록 절차도 모를 만큼 경영을 잘 몰랐다. 센터에 입주한 후 경영 컨설팅을 받으면서 ‘나도 창업할 수 있다’고 용기를 냈다. 그는 “1억 원의 투자의향서를 받으며 창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ETRI에 재직하다 2000년 자신이 보유한 광통신 기술 관련 벤처기업에 취업했다가 회사가 망해 다시 연구소로 돌아온 적이 있다. 그는 센터의 도움으로 ‘옵텔라’라는 기업을 직접 세우고 다시 사업화에 도전했다. 이 씨는 “연구실적으로만 그칠 게 아니라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라며 “한국 대표 통신기업인 SK의 다양한 지원을 기대하고 재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옵텔라는 16일 센터가 진행한 ‘글로벌벤처스타’ 공모전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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