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영토 넓혀가는 신세계… SI가 화장품-생활용품 전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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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문성욱 부사장 그룹사업 조정
SI, 해외 향수-화장품 판권 인수… 식음료 사업은 신세계푸드에 몰아줘

신세계그룹이 이명희 회장의 외동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42)과 사위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SI) 부사장(42)의 주도하에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사업 영역을 재정비하고 있다.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화장품 사업을 SI에 몰아주고,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는 신규 패션 브랜드를 찾아 실험해보는 역할로 이동 중이다. 이마트가 맡던 라이프스타일 사업은 SI가 키우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세계그룹 내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정-문 부부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패션,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 부부가 함께 키우는 패션 뷰티 사업

이마트에서 베트남 진출 등 신규 사업을 진행하던 문 부사장은 이달 초 정기 인사에서 SI 글로벌패션1본부장으로 이동했다. 그의 임무는 해외패션 총괄. 2012년 회사 정관에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을 추가하며 탄생한 SI 화장품사업부도 문 부사장 휘하로 편입됐다.

SI는 내년 1월 1일 400년 전통의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국내 판권을 인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제일모직이 국내에 들여온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국내 판권은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으로 넘어갔고, 내년부터는 SI가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번 인수는 그룹 내 화장품 사업을 SI에 몰아주기 위한 것으로, SI는 올해 9월 신세계백화점에서 운영하던 편집숍 ‘라 페르바’와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등도 인수했다. 급성장 중인 화장품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 사업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포석이다.

정 부사장은 올 10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패션 편집매장 ‘분더샵’ 청담점을 리뉴얼해 열면서 그의 ‘패션 내공’을 여실히 드러냈다. 6층 규모로 총면적이 5280m²(약 1600평)에 달하는 이곳은 패션, 뷰티, 전시 공간과 레스토랑을 한데 갖췄다.

그는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입사한 후 2000년 들어 분더샵 오픈, 신세계 본점 신관 개점, 본점 식품관 리뉴얼 등에 관여해 왔다. 정 부사장은 오너 일가 중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SI의 지분(0.43%)을 갖고 있다.

○ 신세계, 라이프스타일 그룹을 꿈꾼다

그룹 내 라이프스타일 사업도 SI가 키운다.

이마트의 생활용품 매장이던 ‘자연주의’는 SI가 인수해 2012년 라이프스타일 전문 브랜드 ‘자주’로 재탄생했다. 올해에는 서울 가로수길, 코엑스몰에 단독 매장을 내며 ‘자라 홈’ ‘이케아’ 등 해외 유명 인테리어 브랜드들에 도전장을 냈다. ‘자주’는 자연주의 시절부터 정 부사장이 지극히 공을 들여 키워온 브랜드로 이젠 이마트를 벗어나 유통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세계그룹#SI#신세계인터내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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