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갈 곳 잃은 돈 ‘블랙홀’? 30조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2일 15시 40분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시중 부동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단기 부동자금이 일시적으로 급감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제일모직 일반 공모 전날인 9일 하루 동안 국내 머니마켓펀드(MMF)에서 5조5950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금투협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4월 이후 하루 최대 유출액이다. MMF와 함께 대표적 단기 금융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9~10일 이틀 동안 3조7770억원 줄었다.

단기 금융상품에서 일시에 거액이 빠져나간 것은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사상 최대규모의 부동자금을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10~11일 이틀간 진행된 제일모직 일반 공모에 30조649억 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2010년 삼성생명의 19조2216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부동자금이 제일모직 공모에 쏠린 것은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공모청약으로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 주가가 상장 초기 공모가 대비 2배로 뛰어오르는 등 높은 수익을 거둔 학습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청약에 실패한 부동자금의 향방에 쏠려 있다. 15일 증권사들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납입액인 3047억5000만 원을 제외한 약 30조 원의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자금이 30조 원 가량의 자금들이 MMF, CMA 등 단기금융상품과 은행예금 등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부동자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