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자금 조달이 늘고 코스닥 시장으로 승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코넥스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10곳 중 7곳은 전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넥스 시장은 창업 초기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제3 주식시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설 당시 21개 기업, 시가총액 4689억 원이었던 시장은 1일 현재 62개 기업, 1조4366억 원으로 성장했다.
자금 조달도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9개 기업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유상증자, 주식 관련 사채 발행 등으로 644억 원을 조달했다. 이 중 기업들이 올해 조달한 금액이 508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136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면서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포함할 경우 조달 효과는 1200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거래시장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지난해 하루 평균 3억9000만 원, 6만1000주가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하루 평균 3억7000만 원, 4만7000주가 거래돼 오히려 거래 규모가 줄었다.
거래가 부진하다 보니 올해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거래가 형성된 기업의 비율은 하루 평균 32.6%에 그치고 있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7곳 가까이는 하루 종일 주식 거래가 없는 셈이다. 코넥스 상장사 A기업 관계자는 “핵심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려고 시장에 참여했는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거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예탁금을 3억 원 이상 내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에프앤가이드 사장)은 “개인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3억 원은 부담이 크다”며 “5000만∼1억 원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도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단주거래(100주 단위로 거래 제한→1주 단위 거래 가능)를 허용하고, 시간외 대량매매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규제를 다소 완화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도 하이일드펀드가 코넥스 주식에 투자할 경우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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