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이끌 인물로 경영진 쇄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03시 00분


TV-메모리 1위 지킨 공로 인정… 김현석-전영현, 사장으로 승진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 김재열… 부인 이서현과 ‘社內 부부사장’
임원 인사도 12월 첫째주에 실시 예정

삼성 사장단 ‘실적 위주 人事’… 승진-전보 11명… 삼성그룹은 매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할 때마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른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인사원칙을 지켜왔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 부사장들이 대거 사장으로 승진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실적이 좋지 못했던 무선사업부를 중심으로 인사 ‘칼바람’이 불었다. ‘세대교체’에도 중점을 둬 만 60세 이상 사장들이 상당수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악화된 회사 사정을 고려해 부회장급 인사가 맡던 업무를 사장에게 맡기는 등 부회장단 슬림화에도 나섰다. 》  
○ 실적 따라 승진 좌우

삼성전자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사장 승진자 2명을 배출한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부품(DS) 부문 메모리사업부는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9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앞세워 세계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

메모리반도체 개발 전문가인 전영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승진한 것은 삼성전자가 지난해까지 21년째 메모리반도체 시장 세계 1위를 지켜오고 있는 점과 3분기(7∼9월) 7조9312억 원의 사상 최대 수준 매출을 낸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IT모바일(IM) 부문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에서만 사장 5명 중 3명이 자리를 내놓게 됐다. 소프트웨어 등 콘텐츠 전략을 짜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 홍원표 센터장(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윤태 신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개발실장 출신으로 부품 사업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전기의 체질을 개선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상영조 신임 삼성비피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은 삼성물산 부사장 출신으로 옛 삼성구조조정본부에서 인사 및 기획 업무를 담당해왔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삼성물산의 경영 안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 세대교체도 키워드…오너 일가 인사는 최소화

이번 인사에서는 만 60세 이상 사장들이 대거 자리를 이동하거나 물러났다. 1953년생인 삼성SDI 박상진 에너지솔루션부문 사장이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으로 이동해 이번에 물러난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역할을 하게 됐다. 삼성SDI는 조남성 현 소재부문 대표이사가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역시 1953년생인 윤진혁 에스원 사장도 물러났다. 이 자리에는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전략지원총괄 사장이 왔다. 1954년생인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옮겨 박근희 부회장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한다. 삼성증권 신임 사장에는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내정됐다.

오너 일가에서는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부인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과 같은 직장을 다니게 됐다. 삼성은 “김 사장이 국제 감각과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도록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장을 맡기도 했다.

이준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이번 인사에도 경영 실적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적용했다”며 “경영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재도약을 주도할 인물로 경영진을 쇄신한 것도 특징”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은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는 이번 주 안에 실시할 예정이다.

김지현 jhk85@donga.com·주성원 기자
#삼성#사장단#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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