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조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금속지회 반대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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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사측과 마련한 두 번째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도 부결했다. 금속지회 조합원들이 집단 반대표를 던진 때문이다. 신차 뉴 SM7 노바가 출시된 상황이라 사측 못지않게 노조 내부에서도 '현대자동차처럼 노노(勞勞) 갈등으로 생산에 장기적인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속이 탑니다. 금속지회(전국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가 무조건적인 반대표를 던져 발목을 잡네요."

5일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전날의 투표 결과를 전하며 말했다. 두 번째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2516명 중 2430명이 참여한 가운데 52%(1264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금속지회 161명 중 160명(99.4%)이 반대표를 던졌다. 한 명은 무효표로 처리됐다. 르노삼성차에는 대표 노조인 기업노조와 전체 조합원의 6.7% 정도인 금속지회가 있다. 노조 관계자는 "1차 때(반대율 62.9%)보다 우리 조합원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성공했는데 금속지회가 다 반대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추석 이후에 사측과 재협상할지 이번 합의안을 재투표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내부에서는 사측에 추가 요구를 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부결된다고 계속 뭔가를 주면 앞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회사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다"고 했다. 노조 집행부는 11월 임기를 마치기 전에 사퇴하는 방향도 고심 중이다.

노조 내부는 그동안의 높은 업무 강도로 조합원들이 아직 사측을 불신한다고 보면서도 잇따른 부결로 신차 출시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우려한다. 지난달 9차례 부분 파업을 벌인 노조는 추가 파업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건 사측과 이미 합의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4일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뉴 SM7 노바 1호차를 의전 차량으로 전달했다. 그는 3일에는 신차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1년 9월 취임 이후 처음 한국어로 연설했다. "새 제품은 르노삼성의 미래에 중요하다. 꼭 성공시키려 특별히 준비했다"는 프로보 사장은 한국어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매출 3조3336억 원에 당기순이익 171억 원으로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사측은 추석 이후 노조가 파업을 벌이거나 투표나 회의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내수 시장에서 고객이 이탈할까봐 걱정한다. 모기업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부터 연간 8만 대 물량을 배정 받아 이달 말 수출이 예정된 신형 로그 생산도 지장 받을 수 있다. 사측은 지난달 노조의 파업과 투표 등으로 3000여 대가 생산되지 못해 매출 손실이 550억 원 발생했다고 파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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