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 순익 80% 배당… 투자는 38% 줄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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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넘는 기업 3년치 조사… 한국GM 1위, 1200억 벌어 2000억 배당

국내에 진출한 주요 외국계 기업들이 최근 3년간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의 80%를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투자와 고용은 최대 40% 가까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배당 혜택을 누리는 이들 기업 주주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라 ‘한국 경제 단물 빼먹기’라는 논란이 나온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 CEO스코어는 “2013년 기준 매출 1조 원 이상 외국계 투자기업 28곳의 2011∼2013년 실적 및 고용, 투자,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간 이들 기업의 실적은 총 매출 302조5000억 원, 순이익 12조6000억 원(이익률 4.2%)이었다. 이 가운데 배당으로 나간 돈은 10조890억 원으로 순이익의 80.3%라는 높은 누적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순이익보다 1조 원 이상 많은 배당을 실시해 131%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국내 10대 그룹의 2013년도 배당성향(26.7%)보다 5배가량으로 높다.

2011∼2013년 누적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한국GM으로 274.5%나 됐다. 한국GM은 2012년 1000억 원 규모의 적자로 누적 순이익이 1200억 원에 그쳤지만 배당액은 2000억 원에 이르렀다.

2위는 소니코리아로 지난해 순이익의 1255%에 이르는 배당을 실시해 3년 누적 배당성향이 272.7%에 육박했다. 삼성에서 분리된 코닝정밀소재는 순이익 4조4500억 원의 152.2%인 6조8000억 원을 배당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바스프(90.9%), 한국델파이(89.2%), 노벨리스코리아(86.1%), 한국IBM(80.4%) 등도 80% 이상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반면 홈플러스, 코스트코코리아, 홈플러스테스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BMW코리아, 노무라금융투자 등은 조사 기간 중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들 외국계 기업은 같은 기간 국내 고용과 투자는 크게 줄였다. 최근 3년간 이들 기업의 직원 수는 2011년 8만7018명에서 2013년 8만3645명으로 3.9%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10대 그룹 직원이 84만9019명에서 91만221명으로 36.9% 늘어난 것과 크게 대조된다.

또 국내 설비투자도 줄였다. 이들 기업의 투자액은 2011년 3조6200억 원이었지만 2013년에는 2조2600억 원으로 줄어 3년간 37.6%나 감소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외국계 기업들에 대해 꾸준히 제기되는 ‘단물 빼먹기’, ‘국부 유출론’이 이유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GM#외국계 기업#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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