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경영혁신 6년 만에 흑자시대 열어… 2014년 순이익 2조원 예상

  • 동아일보

[공기업 경영혁신]

초대형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최근 수년간의 경영혁신 노력으로 6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한전은 일련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부채감축 등의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직원들에게 “위풍당당한 한전으로 다시 일어서자”라며 경영합리화만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유연하고(soft) 개방적이며(open) 신속한(speedy) ‘SOS 경영’을 모토로 삼아 소통강화와 혁신의 체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부채감축으로 재무건전화 추진

한전은 가장 큰 과제인 재무건전화를 위해 2017년까지 부채 14조7000억 원을 줄이는 내용의 자구대책을 내놨다. 당초 정부에 제출한 부채감축 규모보다 5조1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자산매각 △원가절감 △사업구조조정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해 부채감축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방만경영 비대위, 제도·문화혁신 비대위 등 3개 비상기구를 꾸려 경영개혁을 위한 핵심 컨트롤타워 기능을 맡겼다.

한전은 올 연말 전남 나주시로 본사를 옮기는 것을 계기로 시가 3조 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를 매각한다. 또 이자비용을 아끼고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2조 원 이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한전KPS 등 보유 중인 출자회사 주식을 신속히 팔아 재무구조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여건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잇따르던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생산원가가 비싼 민간 발전소에서 전력을 조달해 영업수지가 악화됐다.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전력요금을 묶어둔 것도 악재였다.

하지만 최근 원전 사정이 다소 나아지고 피크시간대를 중심으로 전력요금을 일부 인상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또 수년간 부채감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책을 추진하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한전은 올해에만 2조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부채감축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부채비율이 더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며 “지속적인 경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을 꾸준히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탁월한 경쟁력으로 해외사업 지속 추진

한전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는 전력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해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손해를 일부 감수하면서 해외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 해외입지 구축과 안정적 수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한전은 2020년에 해외에서 16조5000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체 매출의 20%를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던 해외사업을 최근에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0개국에서 총 37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전소 운영은 물론 자원개발, 송배전 컨설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필리핀 일리한 프로젝트(1739만 MW)를 필두로 중국,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발전소를 운영하며 꾸준히 수익을 창출 중이다. 한전이 처음으로 진출한 국가인 필리핀의 경우 국가 전체 전기생산량의 11.3%를 한전이 맡고 있을 정도다. 필리핀 프로젝트 총 사업비의 75%에 달하던 차입금을 올 4월 전액 상환해 향후 막대한 수익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 프로젝트 역시 201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해 향후 한전의 ‘캐시 카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올해 전 세계 주요국에서 발주하는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광산개발과 연계된 발전사업을 비롯해 발전소·담수화플랜트 동시건설 사업(IWPP), 태양열·가스 복합발전 사업(ISCC) 등 다양한 신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측과 현지 롱안 성 지역의 1200MW급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기여

한전은 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 정부 신성장동력 사업에 적극 참여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 부안군과 전남 영광군 해상 일대에서 추진 중인 서남해 해상 풍력단지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2020년까지 42조5000억 원을 투자해 현재 19% 수준인 한전 및 발전자회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열량이 낮은 석탄에서 전기뿐 아니라 수소와 합성가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도 마련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 에너지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앞으로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 창조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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