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산업현장 맥가이버” 294개팀 ‘마지막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표준협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본선 인천서 개막
SK하이닉스 ‘TOP-A’ 1621억 절감… 한전 ‘챌린저’는 공기업중 가장 주목
표준協 “年 2조원 품질개선 효과”

25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40회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에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신품질 경영혁신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 제공
25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40회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에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신품질 경영혁신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 제공
현장 근로자들이 자신이 일하는 산업 현장의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해결한 사례들 가운데 최고를 가리는 ‘제40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가 4박 5일 일정으로 25일 인천에서 개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올해로 40회를 맞았다. 5, 6월 두 달 동안 전국 곳곳에서 치러진 지역예선을 통과한 294개 분임조가 이 대회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 산업계의 전국체전

올해 지역예선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분임조는 SK하이닉스 ‘TOP-A’ 분임조다. TOP-A는 반도체 저장 장치의 불량률을 줄이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 연간 1621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공기업과 공공기관 가운데에서는 한국전력공사 구미전력지사 ‘챌린저(Challenger)’ 분임조가 주목할 만하다. 챌린저는 변전설비의 예방진단방법을 개선해 120억 원의 절감효과를 올렸다. 대회에 참가한 114개 공기업 및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이자 전체 분임조 가운에서는 두 번째로 뛰어난 성과다.

중견·중소기업 가운데에서는 삼영잉크페인트 ‘우주인’ 분임조의 성과가 단연 돋보인다. 우주인은 터치스크린패널(TSP) 뒷면에 부착되는 테이프에 새로운 공법을 도입해 연간 60억 원을 아끼는 효과를 거뒀다.

올해 본선 대회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독특한 성과로 주목을 받은 분임조도 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대회 금상을 거머쥐었던 코스모신소재 ‘스마트’ 분임조가 대표적이다. 과거 오디오와 비디오 테이프를 만들던 회사가 2차 전지 부품을 삼성SDI에 납품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에는 적극적인 분임조 활동이 있었다.

○ 자발적 품질 개선으로 연간 2조 원 절감
품질분임조 활동은 일본 제조업체의 ‘가이젠(改善)’ 활동과 성격이 비슷하다. 가이젠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 제조업체가 세계시장을 주름잡은 비결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정부는 이를 벤치마킹해 1975년 품질분임조 제도를 국내에 도입했다. 최근 40여 년 동안 국내 분임조 활동은 외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1975년 당시 전국에서 활동 중인 분임조는 2000여 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만4800개의 분임조가 활동하고 있다. 대회 규모도 커졌다. 1975년 제1회 대회에서 본선에 오른 분임조는 12개였지만 올해는 294개로 늘었다. 대회 규모가 커지면서 최고상의 품격 역시 초기 장관상에서 국무총리상, 1992년에는 대통령상으로 높아졌다.

분임조 활동은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며 질적으로도 성숙하고 있다. 초기 제조업에 국한됐던 분임조 활동은 점차 서비스, 공공행정 분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참가하는 기업 규모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공기업으로 다양해졌다. 올해 대회에 참가하는 분임조들도 대기업이 88개, 중견·중소기업이 92개, 공기업·공공기관은 114곳에 이른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9235개 사업장에서 5만4800개의 분임조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근로자만 54만9471명. 한국표준협회 관계자는 “이들이 연간 10만여 건의 과제를 자발적으로 개선해 거둔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올해 본선 대회는 총 12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진다. 2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6일부터 4일간 각 분임조의 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부문별로 분임조의 성적을 3등급(금상, 은상, 동상)으로 나눠 모든 분임조에 상을 준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표준협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하이닉스#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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