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의 ‘여름 추석’ 두 표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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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 송편 차례상 걱정마세요”… 농진청 “조생종 쌀 9월초 출하”

올해 추석(9월 8일)은 1976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이르다. 올해처럼 이른 추석에도 햅쌀로 지은 밥과 송편을 차례상에 올릴 수 있을까. 농촌진흥청은 자체적으로 개발, 보급한 조생종 벼의 작황 및 기상 상황 등을 볼 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농진청은 이번 장마가 끝나는 다음 달 초부터 조생종 벼 수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추석 전에 벼를 출하하려면 건조, 도정, 유통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수확이 끝나야 한다. 보통 벼 수확은 눈으로 봤을 때 이삭 한 알이 90% 이상 익었을 때 한다.

농진청이 개발한 대표적인 고품질 조생종 벼로는 ‘오대’ ‘운광’ ‘조평’ ‘조운’ 등의 품종이 있다. 오대는 쌀알이 크고 추위에 강해 중북부 평야지대와 중산간지에서 재배하기 알맞다. 철원 지역이 전국 재배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운광은 조생종 가운데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중북부 및 남부 지역 중산간지가 주산지다. 조평은 줄무늬잎마름병, 도열병 등에 강해 남부 평야지대를 중심으로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농진청은 25일 전북 부안군의 한 농가에서 지역 농업인 등 100여 명과 함께 조평 수확 시연회를 열 계획이다.

임상종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조생종 벼는 이른 추석 수요에 대응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품질과 수확량을 높인 조생종 벼를 개발하는 데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 “과일값에 한숨, 채소값에 위안” ▼

단감-밤 등 수확 늦어 급등… 무-배추는 2013년보다 많이 싸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는 추석 때문에 차례상에 오를 과일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소 가격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주요 농축산물 소비자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사과(후지 품종)의 소비자가격은 개당 2943원으로 지난해 8월 하순보다 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신고 품종) 가격은 지난해보다 6.2% 오른 개당 3670원에 형성됐다.

이는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길게는 한 달 이상 앞당겨지면서 제수용 과일이 아직 대량으로 수확되지 않아 공급 부족 사태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9월 중순 이후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지는 단감과 밤 등은 지난해보다 40%가량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차례상에는 보기 좋은 과일을 올려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큰 과일 수요가 많지만 공급 물량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여름 급락했던 채소 가격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배추는 포기당 3295원, 무는 개당 1565원으로 가격이 지난해보다 각각 32.4%, 26.7% 하락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추석#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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